AI가 460억 개 화합물을 뒤져 새 항생제를 설계했다
송준호(송쌤)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대표
2026년 4월, 캐나다 맥마스터대학교 연구팀이 Molecular Systems Biology에 흥미로운 논문을 발표했어요. 강화학습으로 훈련된 생성형 AI가 460억 개에 달하는 가상 화합물 공간을 통째로 탐색해서, 약물 내성 황색포도상구균에 효과가 있는 새 항생제 후보를 스스로 설계해냈다는 내용이었죠. 제가 이 소식을 수업에서 소개할 때 제일 먼저 던지는 질문이 있어요 — "그런데 실험실에서 화합물을 그렇게 많이 만들어서 테스트하면 안 되나요?" 답은 간단해요. 아무리 대규모로 스크리닝을 돌려도 실험실에서 현실적으로 다룰 수 있는 화합물은 많아야 100만 개 수준이에요. 460억이라는 숫자와 비교하면, AI가 들여다본 공간이 얼마나 압도적인지 감이 오시죠.
항생제 내성, 왜 이렇게까지 심각할까
2022년 랜싯(Lancet)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항생제 내성균과 연관된 사망이 약 495만 건, 그중 내성 자체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추정된 사망만도 127만 건에 달했다고 해요. 문제는 새 항생제 개발 속도가 세균이 내성을 얻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에요. 신약 후보 하나를 찾으려면 연구자가 화합물을 하나하나 합성하고, 세균에 노출시켜 효과를 확인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데, 이 방식으로는 아무리 서둘러도 수백만 개 이상의 화학 공간을 뒤지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요. 그런데 이론적으로 합성 가능한 유기 화합물의 수는 수십억, 수백억을 훌쩍 넘는다고 추정되거든요 — 사람이 직접 탐색할 수 있는 영역은 그 전체 지도에서 아주 작은 한 귀퉁이에 불과한 셈이죠.
SyntheMol-RL은 어떻게 460억 개를 뒤졌을까
맥마스터대 Jon Stokes 교수팀이 스탠퍼드대와 함께 개발한 SyntheMol-RL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AI예요. 이름에 들어간 'RL'은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을 뜻하는데, 이 AI는 무작정 화합물을 하나씩 그려보는 게 아니라, 실제로 합성 가능한 화학 반응 규칙과 원료 물질 목록을 바탕으로 화합물을 '조립'해나가면서, 만들어진 후보가 얼마나 항균 효과를 낼 것 같은지 점수를 매기고 그 점수를 보상 삼아 더 나은 구조를 계속 탐색해요. 사람이 화합물 후보를 하나하나 손으로 고르는 대신, AI가 스스로 시행착오를 거치며 최적의 답에 가까워지는 방식인 거죠. 이 접근의 핵심은 AI가 골라낸 후보가 그냥 이론상의 그림이 아니라 실제로 실험실에서 합성 가능한 분자라는 점이에요 — 아무리 컴퓨터 안에서 완벽해 보여도 실제로 만들 수 없는 구조라면 아무 소용이 없으니까요.
쌤 한마디 — 사실 Jon Stokes 교수는 이 분야에서 이번이 처음 등장한 게 아니에요. 2020년, 그가 MIT에서 연구하던 시절 딥러닝 모델로 기존 항생제와 구조가 전혀 다른 새로운 항균물질 '할리신(halicin)'을 찾아내 Cell에 발표하면서 크게 주목받았거든요. 할리신은 여러 약물 내성균에 효과를 보이면서 "AI가 진짜로 신약 후보를 찾아낼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상징적 사례로 꼽혀요. 이번 SyntheMol-RL 연구는 그 연장선에서, 탐색 범위를 수백만 수준에서 수백억 수준으로 한 단계 더 키운 결과라고 볼 수 있어요.
실험실 밖으로 나온 후보 물질, Synthecin
AI가 설계만 하고 끝났다면 그냥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불과했겠죠. 연구팀은 SyntheMol-RL이 골라낸 후보 중 하나를 실제로 합성해 'Synthecin'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이 물질은 물에 잘 녹는 성질 덕분에 국소용 크림으로 만들 수 있었고, 약물 내성 상처 감염에 걸린 생쥐 모델에 발라본 결과 감염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어요. 컴퓨터 안에서 나온 예측이 실제 생물학적 효과로까지 이어졌다는 게 이 연구의 핵심 성과예요. 물론 여기서 곧바로 "새 항생제가 나왔다"고 말하긴 일러요 —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고, 지금 단계는 '유망한 후보를 찾아냈다'는 정도로 이해하는 게 정확해요.

460억 개를 만든 게 아니라 컴퓨터 안에서 뒤진 것이다 — 송쌤생명과학 자체 제작
왜 이 주제가 세특 소재로 좋은가
이 소재는 생명공학기술 단원에서 배우는 신약 개발 과정과 바로 연결되면서도, 생명과학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는 게 강점이에요. 항생제 작용 원리·미생물 내성 같은 생명과학 개념, 강화학습·생성형 AI 같은 컴퓨터공학 요소, 그리고 유기화학의 반응 규칙까지 한 소재 안에 자연스럽게 얽혀 있거든요. 생명과학·컴퓨터공학·화학 중 어느 진로로 좁히든 이 소재를 가져다 쓸 수 있고, "AI가 설계한 물질을 실제로 합성해서 검증하기까지의 전체 과정"을 정리하면 단순 암기가 아니라 연구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탐구로 보여줄 수 있어요.
탐구 방향성 제안
- 문헌조사 방향: "generative AI drug discovery", "reinforcement learning molecule design" 키워드로 최신 연구 흐름을 조사하고, Stokes 교수의 2020년 할리신(halicin) 연구와 이번 SyntheMol-RL 연구를 시간순으로 비교해보면 AI 신약 설계 기술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잘 드러납니다.
- 자료 정리 아이디어: 전통적 신약 스크리닝 방식과 AI 기반 생성형 설계 방식을 "탐색 가능한 화합물 수 / 소요 시간 / 필요한 실험 인력" 기준으로 비교표를 만들어보면 발표 자료로 유용합니다.
- 결과 해석 시 유의할 점: Synthecin은 아직 생쥐 실험 단계이지 사람에게 쓸 수 있는 항생제로 승인된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세요. "AI가 항생제를 만들었다"는 식으로 과장하지 않고, "AI가 유망한 후보를 찾아냈고 동물실험으로 1차 검증했다"는 정확한 단계로 서술하는 게 신뢰도를 높입니다.
세특 기록에 이렇게 녹일 수 있어요
실제 세특은 선생님이 학생의 활동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글이라, 자기소개서처럼 1인칭으로 쓰지 않습니다. 아래는 탐구 활동을 어떤 흐름으로 정리하면 좋을지 참고하기 위한 예시예요.
활동 계기: 항생제 내성 문제의 심각성을 접하고 "신약 후보를 더 빠르게 찾아낼 방법은 없을까"라는 의문을 갖고 최신 연구를 자발적으로 조사함.
탐구 내용: 강화학습 기반 생성형 AI 'SyntheMol-RL'이 460억 개 화합물 공간을 탐색해 항생제 후보를 설계하고 동물실험으로 검증한 과정을 조사하고, 이를 기존 실험실 스크리닝 방식과 비교해 정리함.
드러난 역량: 생명과학 지식과 인공지능·화학 지식을 연결해 융합적으로 이해하는 태도를 보였으며, 연구 결과를 과장 없이 단계별로 정확하게 해석하려는 신중한 태도를 드러냄.
후속 연계: (생명공학, 컴퓨터공학, 화학 등 진로 방향에 맞춰) 항생제 작용 기전·신약 개발 임상시험 단계 등 후속 개념 탐구로 확장 가능.
위 문장은 강조하면 좋을 포인트를 잡기 위한 예시일 뿐이에요. 실제 세특 문장은 선생님이 수업·발표 중 관찰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합니다.
더 깊이 들어가기
- 항생제의 작용 기전 — 세포벽 합성 억제, 단백질 합성 억제 등 항생제가 세균을 죽이거나 억제하는 다양한 방식과, 세균이 내성을 얻는 원리(효소 분해, 표적 변형, 배출 펌프 등)
- 할리신(halicin, 2020)부터 SyntheMol-RL(2026)까지 — AI 신약 설계 기술이 짧은 시간 안에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시간순으로 정리해보기
- 신약이 실험실을 나와 실제 처방약이 되기까지 — 전임상시험(동물실험)부터 임상 1~3상까지, Synthecin이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 짚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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