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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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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을 통한 대량 수송 — 세포외배출과 세포내섭취

송준호(송쌤)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대표

지난 글에서 능동수송 펌프와 동반수송체가 이온·작은 분자를 하나씩(또는 소량씩) 옮기는 걸 봤죠. 그런데 백혈구가 세균 한 마리를 통째로 삼키거나, 신경세포가 신경전달물질이 잔뜩 든 소포를 시냅스로 한꺼번에 쏟아내는 건 이런 방식으로는 불가능합니다. 막 단백질 하나짜리 통로로는 그렇게 큰 덩어리가 지나갈 수 없거든요. 그래서 세포는 아예 막 자체를 접었다 펴서 주머니(소포, vesicle)를 만드는 방식으로 대량 수송을 합니다. 이걸 벌크수송(bulk transport)이라 부르고, 방향에 따라 세포외배출과 세포내섭취로 나뉘어요. 둘 다 소포를 만들고 움직이는 데 ATP를 쓰는 능동적인 과정입니다.

세포외배출 — 소포를 통째로 밀어 내보내기

세포외배출(exocytosis)은 세포 안에서 만든 소포가 세포막까지 이동해서 막과 융합하며 내용물을 세포 밖으로 쏟아내는 과정입니다. 골지체에서 포장된 분비 단백질이 세포막까지 실려 와 방출되는 게 전형적인 예죠. 이자(췌장)의 베타세포가 인슐린을 혈액으로 분비하는 것도, 신경세포가 축삭 말단에서 신경전달물질을 시냅스 틈으로 방출하는 것도 전부 세포외배출입니다.

여기서 신경세포의 경우는 좀 특별한데, 평소엔 소포가 막 바로 아래서 대기만 하고 있다가 Ca²⁺ 신호가 들어와야만 순식간에 융합·방출이 일어납니다(조절 분비, regulated exocytosis). 반면 세포 표면에 새 막 성분을 계속 채워 넣거나 세포외기질 단백질을 꾸준히 분비하는 것처럼, 특별한 신호 없이 항상 일정하게 일어나는 세포외배출도 있어요(구성적 분비, constitutive exocytosis). 같은 "소포가 막과 합쳐진다"는 메커니즘이라도, 신호를 기다리느냐 아니냐에 따라 세포가 쓰는 목적이 완전히 달라지는 셈이죠.

세포내섭취 — 막이 안쪽으로 오목하게 파고드는 세 가지 방식

반대로 세포내섭취(endocytosis)는 세포막이 바깥쪽 물질을 감싸며 안으로 오목하게 들어가 소포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감싸는 대상과 방식에 따라 보통 세 가지로 나눠요.

음세포작용(pinocytosis)은 말 그대로 "세포가 마신다"는 뜻으로, 특정 물질을 골라내지 않고 세포 주변의 액체를 그냥 통째로 소량씩 삼키는 방식입니다. 어떤 특정 분자를 노리는 게 아니라 무작위로 세포외액을 맛보듯 흡수하는 거예요. 식세포작용(phagocytosis)은 "세포가 먹는다"는 뜻으로, 세균이나 죽은 세포 조각처럼 크기가 큰 고형 입자를 통째로 감싸 삼킵니다. 아메바가 먹이를 잡아먹을 때, 그리고 우리 몸의 대식세포(macrophage)나 호중구 같은 백혈구가 침입한 병원체를 잡아먹을 때가 대표적이에요.

세 번째는 수용체 매개 세포내섭취(receptor-mediated endocytosis)인데, 이름 그대로 막 표면의 특정 수용체가 특정 분자(리간드)와 결합해야만 일어나는 훨씬 선택적인 방식입니다. 리간드가 수용체에 결합하면 그 자리 안쪽에 클라트린(clathrin)이라는 단백질이 그물처럼 달라붙어 막을 오목하게 잡아당기고, 결국 리간드-수용체 복합체만 콕 집어 소포 안에 담아 들여옵니다. 세 방식 모두 소포가 완성되면 막에서 완전히 떨어져 나와 세포질 안으로 들어가요.

세포외배출(소포가 세포막과 합쳐져 내용물을 밖으로 내보냄)과 세포내섭취 세 가지: 막이 오목하게 들어가 세포외액을 삼키는 음세포작용, 위족이 큰 입자를 감싸 식포를 만드는 식세포작용, 리간드가 붙은 수용체 자리에 클라트린이 달라붙어 피복 소포로 들여오는 수용체 매개 세포내섭취

세포외배출과 세포내섭취의 세 가지 방식 — 막이 접히고 합쳐지는 모양으로 본 대량 수송 — 송쌤생명과학 자체 제작

수용체 매개 세포내섭취의 대표적인 예가 혈액 속 콜레스테롤을 실어 나르는 저밀도지단백질(LDL)입니다. 세포막의 LDL 수용체가 LDL 입자에 결합하면 클라트린이 작동해서 세포 안으로 들여오는데, 이 수용체 유전자에 결함이 있는 사람은 혈중 LDL이 제대로 흡수되지 못하고 혈관에 계속 쌓여서 젊은 나이에도 심각한 동맥경화·심근경색 위험이 크게 높아집니다(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이 수용체의 작동 원리를 밝혀낸 마이클 브라운과 조지프 골드스타인은 198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는데, 지금 스타틴 계열 콜레스테롤 약이 개발될 수 있었던 것도 이 발견이 출발점이었습니다.

쌤 한마디 — 세포내섭취는 콜레스테롤 흡수처럼 세포에 유리하게만 쓰이는 게 아닙니다. 여러 바이러스가 바로 이 경로를 "숙주 세포 문을 두드리는 초인종"처럼 악용해서 침투해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 표면 ACE2 수용체에 붙어 세포내섭취 경로로 들어오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세포 입장에서는 정상적인 물질 흡수 경로를 열어 놨을 뿐인데, 바이러스가 그 문을 몰래 이용하는 셈이죠.

삼켜진 다음엔 어떻게 될까

식세포작용으로 만들어진 소포(식포, phagosome)나 수용체 매개로 들어온 소포는 대부분 곧바로 지난 글에서 다룬 리소좀과 융합합니다. 리소좀 안의 가수분해효소들이 삼켜진 세균이나 LDL 입자를 분해해서, 세포가 재활용할 수 있는 작은 조각으로 쪼개는 거예요. 대식세포가 병원체를 "먹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리소좀과 만나 실제로 분해까지 마쳐야 완전한 방어가 되는 셈인데, 세포내막계 전체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여기까지 개념 8.1부터 8.5까지, 세포막의 구조(유동모자이크 모델)부터 선택적 투과성, 수동 수송, 능동 수송, 그리고 이번 글의 대량 수송까지 세포막을 통한 물질 이동의 전체 그림을 훑었습니다. Ch.8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다음 Ch.9에서는 세포가 이렇게 막을 통해 물질을 주고받는 것을 넘어 신호 자체를 주고받는 방법(세포 신호 교환)을 다룹니다.

틀린 내용이나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문의하기로 알려 주세요. 확인한 뒤 고치고, 고친 날짜를 위에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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