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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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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 영양소 — '필수'는 못 만든다는 뜻입니다

송준호(송쌤)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대표

혈당 조절을 다룰 때 인슐린과 글루카곤이 혈액 속 포도당 농도를 어떻게 붙잡아 두는지를 봤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한 걸음만 뒤로 물러서면 당연한 질문이 하나 남아요. 그 포도당은 애초에 어디서 왔습니까?

식물은 스스로 만듭니다. 동물은 못 만들어요. 동물은 종속영양생물이라서, 필요한 것을 전부 다른 생물의 몸에서 가져와야 합니다. 그래서 동물의 몸에는 "남의 몸을 뜯어서 내 몸으로 바꾸는" 장치가 통째로 하나 붙어 있고, 그게 Ch.42의 주제인 소화계입니다.

이번 챕터는 생명과학Ⅰ '물질대사' 단원과 그대로 겹칩니다. 내신 출제 빈도도 높아요. 그 첫 글인 이 글에서는 장치를 보기 전에 무엇을 가져와야 하는지부터 정하겠습니다.

동물이 음식에서 얻어야 하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영양소"라고 뭉뚱그리면 이 세 가지가 섞여 버립니다. 목적이 서로 다르니 분리해서 기억하세요.

얻는 것무엇에 쓰이나예
① 화학에너지세포호흡으로 ATP를 만든다 — 근육 수축, 능동수송, 합성 반응의 동력탄수화물, 지방, (필요하면) 단백질
② 유기 구성요소내 몸의 고분자를 짓는 탄소 골격이 된다 — 단백질·막·핵산의 재료아미노산, 지방산, 당, 뉴클레오타이드
③ 필수 영양소스스로 못 만들기 때문에 완성된 형태로 받아야 한다필수아미노산, 필수지방산, 비타민, 무기질

①과 ②는 사실 같은 음식에서 동시에 나옵니다. 먹은 포도당 한 분자를 태워서 ATP를 뽑을 수도 있고, 뼈대만 남겨 다른 물질로 바꿔 쓸 수도 있어요. ATP가 필요할 때는 태우고, 재료가 필요할 때는 조립에 넣습니다. 이 둘은 "탄소를 가진 먹을 것"이면 상당 부분 서로 대체가 됩니다.

③번만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대체가 안 돼요. 그래서 따로 이름이 붙었습니다.

'필수'라는 말의 정확한 뜻 — 여기서 가장 많이 틀립니다

시험지에서 제일 자주 보는 오답이 이겁니다. "필수아미노산은 몸에 꼭 필요한, 중요한 아미노산이다."

틀렸습니다. 비필수아미노산도 몸에 꼭 필요해요. 그게 없으면 단백질을 못 만듭니다. 중요도로 나눈 구분이 아닙니다.

필수(essential)의 정확한 뜻은 하나뿐입니다.

몸이 스스로 합성하지 못하거나 필요한 만큼 충분히 못 만들어서, 반드시 음식으로 먹어야 하는 것

즉 '필수'는 중요도가 아니라 합성 능력에 붙은 딱지입니다. 비필수아미노산은 다른 물질에서 내가 만들 수 있으니 안 먹어도 되고, 필수아미노산은 만드는 경로 자체가 내 유전체에 없으니 먹어야 하는 것뿐이에요.

증거가 하나 더 있습니다. 필수 영양소의 목록은 종마다 다릅니다. 사람은 비타민 C를 못 만들어서 반드시 먹어야 하지만, 개나 쥐는 스스로 만들기 때문에 이들에게 비타민 C는 필수 영양소가 아닙니다. 물질이 중요한지는 종을 가리지 않는데, 필수인지 아닌지는 종에 따라 갈려요. 이 사실 하나로 '필수 = 중요'라는 해석은 무너집니다.

필수아미노산 — 그리고 완전단백질

단백질을 만드는 아미노산은 20종입니다. 이 중 사람이 스스로 만들지 못하는 것이 필수아미노산이에요. 캠벨은 성인 기준으로 8종(아이소류신·류신·라이신·메싸이오닌·페닐알라닌·트레오닌·트립토판·발린)을 들고, 히스티딘은 성장기 유아에게 추가로 필수라고 적습니다. 최근 영양학에서는 성인에게도 히스티딘을 포함해 9종으로 보는 쪽이 일반적이에요. 숫자를 물으면 교과서 기준을 따르되, 히스티딘의 위치가 갈린다는 점은 알아 두세요.

여기서 단백질 구조에서 배운 걸 끌어와야 합니다. 단백질의 1차 구조는 아미노산 서열이고, 서열에 필요한 아미노산이 하나라도 없으면 그 자리에서 합성이 멈춥니다. 20종 중 19종이 넘쳐도 1종이 없으면 그 단백질은 못 만들어요. 아미노산은 지방처럼 저장해 둘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필수아미노산은 매일 들어와야 합니다.

  • 완전단백질 — 필수아미노산 전부를 필요한 비율에 가깝게 담고 있는 단백질. 고기·생선·달걀·우유 같은 동물성 단백질이 대체로 여기 해당합니다.
  • 불완전단백질 — 어떤 필수아미노산이 부족한 단백질. 식물성 단백질이 흔히 그렇습니다. 곡류는 라이신이 부족하고, 콩류는 메싸이오닌이 부족한 식이에요.

그런데 불완전단백질이 나쁜 게 아닙니다. 서로 부족한 것이 다르면 합쳐서 채울 수 있어요. 곡류와 콩류를 함께 먹으면 한쪽의 빈자리를 다른 쪽이 메웁니다. 이걸 상보적 식단이라고 하고, 콩밥·콩국수·토르티야와 콩처럼 여러 문화권의 오래된 조합이 대부분 이 구조예요. 채식으로도 필수아미노산을 다 채울 수 있는 이유입니다.

필수지방산 — 못 만드는 건 '이중결합의 위치'입니다

사람은 지방산을 잘 만듭니다. 남는 탄수화물로도 만들어요. 그런데 딱 하나 못 하는 일이 있습니다. 탄소 사슬의 특정 위치에 이중결합을 새로 넣는 것이에요.

그래서 사슬 끝에서 세 번째(오메가-3), 여섯 번째(오메가-6) 자리에 이중결합이 있는 불포화지방산은 만들지 못합니다. 이들이 필수지방산이고, 대표가 리놀레산(오메가-6)과 알파-리놀렌산(오메가-3)입니다. 식물성 기름, 견과류, 등푸른 생선에 들어 있어요.

쓰임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세포막의 인지질 재료. 불포화지방산이 막의 유동성을 유지합니다. 다른 하나는 국소적으로 작용하는 신호 물질의 원료예요. 염증 반응과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물질들이 여기서 나옵니다.

포화지방산은 필수가 아닙니다. 몸이 얼마든지 만들 수 있어서예요. 이 구분을 "포화지방은 나쁘고 불포화지방은 좋다"는 건강 정보와 섞지 마세요. 필수/비필수는 합성 가능 여부이고, 건강상의 권고는 그것과 별개의 문제입니다. 지질의 구조 글에서 포화·불포화의 구조 차이를 다시 확인하면 좋습니다.

비타민 — 수용성과 지용성이 갈리는 이유

비타민은 아주 적은 양만 필요한 유기물입니다. 사람에게 필요한 비타민은 13종이에요. 에너지원이 아니고(태워 쓰지 않습니다) 몸의 구성 성분도 거의 아닙니다. 대부분 효소가 일할 때 옆에서 거들어 주는 조효소 역할을 해요. 효소는 자기 혼자서는 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그때 붙는 보조 분자를 음식으로 받는 겁니다. 양이 적어도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조효소는 반응마다 소모되지 않고 재사용되니까요.

13종을 물에 녹느냐 기름에 녹느냐로 가릅니다. 이 구분이 시험에 나오는 건, 용해성이 몸 안에서의 운명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수용성 비타민지용성 비타민
종류비타민 B군(8종)과 비타민 C — 모두 9종비타민 A · D · E · K — 4종
흡수 경로물에 녹아 모세혈관으로지방과 함께 림프관으로
저장거의 안 됨. 남으면 소변으로 배출간과 지방조직에 축적됨
결핍비교적 빨리 나타난다저장분이 있어 늦게 나타난다
과잉대체로 배출되어 문제가 적다과잉증이 생길 수 있다

표의 마지막 줄이 핵심입니다. "비타민은 많이 먹을수록 좋다"가 통하지 않는 지점이에요. 지용성 비타민은 몸 밖으로 잘 빠져나가지 않아서, 과량을 계속 넣으면 쌓입니다. 비타민 A와 D의 과잉증이 대표적으로 보고돼 있어요. 반대로 수용성 비타민은 과량이 대체로 소변으로 나가지만, 그건 비싼 소변을 만든다는 뜻이지 안전하다는 보장은 아닙니다.

흡수 경로가 갈리는 이유는 다음다음 글 소장의 흡수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지금은 지용성 비타민은 지방과 함께 흡수되므로, 기름기 없이 먹으면 흡수가 나빠진다는 것만 기억하세요. 나물을 기름에 무쳐 먹는 조리법에는 근거가 있는 셈입니다.

합성 능력을 기준으로 스스로 만드는 것과 반드시 먹어야 하는 것을 가른 그림, 필수아미노산·필수지방산·비타민·무기질 네 갈래와 각각 없을 때 무너지는 자리, 그리고 수용성과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 경로·저장·결핍·과잉 비교

'필수'는 중요도가 아니라 합성 능력에 붙은 딱지다 — 송쌤생명과학 자체 제작

무기질 — 탄소가 없는 필수품

무기질(미네랄)은 탄소를 포함하지 않는 무기 영양소입니다. 비타민처럼 소량만 필요하지만 역할은 제각기 달라요.

무기질주요 역할결핍 시
칼슘(Ca)뼈·이의 주성분, 근육 수축, 신경 전달, 혈액 응고골밀도 감소, 근육 경련
인(P)뼈, 핵산과 ATP의 인산기, 인지질드묾(흔한 음식에 널리 들어 있음)
철(Fe)헤모글로빈의 헴에 들어가 산소를 붙잡는다철 결핍성 빈혈
아이오딘(요오드, I)갑상샘호르몬의 구성 원소갑상샘종, 대사율 저하
나트륨(Na) · 칼륨(K)막전위 형성, 삼투압과 체액량 조절신경·근육 기능 이상

철과 아이오딘은 다른 단원과 바로 이어집니다. 철이 부족하면 적혈구가 산소를 제대로 싣지 못해 빈혈이 오고, 아이오딘이 부족하면 갑상샘호르몬을 만들 재료가 없어 음성 되먹임 고리가 헛돕니다. 뇌하수체는 계속 자극 호르몬을 보내는데 갑상샘은 호르몬을 못 만드니, 자극만 받은 갑상샘이 커지는 것이 갑상샘종이에요. 되먹임 회로에 재료가 빠지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 주는 좋은 예입니다.

결핍증이 말해 주는 것

결핍증을 단순히 외우면 재미없습니다. 각 증상이 그 영양소가 어디에 쓰였는지를 거꾸로 알려 준다고 보면 훨씬 잘 붙어요.

  • 비타민 C 결핍 — 괴혈병. 잇몸에서 피가 나고 상처가 안 아뭅니다. 비타민 C가 결합조직 단백질인 콜라젠을 만드는 과정에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몸을 붙들어 주는 접착제가 부실해지는 겁니다.
  • 비타민 D 결핍 — 구루병·골연화증. 비타민 D는 칼슘 흡수를 돕습니다. 칼슘을 먹어도 못 들여오니 뼈가 약해져요.
  • 비타민 A 결핍 — 야맹증. 시각세포의 광수용 색소를 만드는 데 필요합니다. 어두운 곳에서 먼저 티가 납니다.
  • 엽산(비타민 B9) 결핍 — 세포 분열과 DNA 합성에 필요해서, 태아의 신경관 형성에 영향을 줍니다. 임신 준비기에 강조되는 이유예요.
  • 단백질 결핍 — 특히 필수아미노산이 부족하면 성장이 멈추고, 혈장 단백질이 부족해져 조직에 물이 고입니다. 열량은 채워도 단백질의 질이 나쁠 때 생길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해요.

그리고 요즘의 영양 문제는 결핍만이 아닙니다. 필요 이상으로 섭취한 에너지는 사라지지 않고 지방으로 저장됩니다. 몸이 굶주림에 대비하도록 진화한 결과인데, 음식이 넘치는 환경에서는 그 설계가 반대로 작동해요. 저장된 지방량이 식욕을 다시 조절하는 되먹임 고리는 이 챕터의 마지막 글 소화의 적응과 식욕 조절에서 다룹니다.

쌤 한마디 — 이 단원에서 서술형이 나오면 열에 아홉은 '필수'의 정의를 묻습니다. "중요해서"라고 쓰면 그 문장 하나로 점수가 날아가요. 반드시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거나 충분히 합성되지 않아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이라는 표현을 쓰세요. 그리고 비타민을 "에너지원"이라고 쓰는 실수도 흔합니다. 비타민과 무기질은 태워서 에너지를 내지 않습니다. 에너지원은 탄수화물·지방·단백질 셋뿐이에요.

정리하면

동물은 종속영양생물이라 음식에서 세 가지를 얻어야 합니다. 화학에너지(ATP를 만들 연료), 유기 구성요소(내 고분자를 지을 탄소 골격), 그리고 필수 영양소입니다. 앞의 둘은 서로 상당 부분 대체되지만 셋째는 대체되지 않아요.

'필수'는 중요하다는 뜻이 아니라 스스로 못 만들어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필수아미노산(성인 8종, 히스티딘 포함 시 9종)은 하나만 없어도 단백질 합성이 멈추고, 필수지방산은 특정 위치의 이중결합을 못 만들기 때문에 생깁니다. 비타민 13종은 대부분 조효소로 일하며 수용성 9종과 지용성 4종으로 갈리는데, 이 용해성이 흡수 경로·저장·과잉증을 전부 결정합니다. 무기질은 탄소 없는 필수품이고, 철과 아이오딘의 결핍은 다른 단원과 바로 이어져요.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는 정했습니다. 그런데 먹은 고기가 그대로 내 근육이 되지는 않아요. 남의 단백질을 내 단백질로 바꾸려면 반드시 한 번 부숴야 합니다. 왜 그래야 하는지, 그 일이 어떤 순서로 일어나는지를 다음 글 음식 처리의 네 단계에서 보겠습니다.

틀린 내용이나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문의하기로 알려 주세요. 확인한 뒤 고치고, 고친 날짜를 위에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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