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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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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적 신호와 내분비계 — 세포는 얼마나 멀리까지 말을 걸 수 있을까

송준호(송쌤)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대표

오늘부터 호르몬에 들어갑니다. 첫 시간에 늘 이렇게 묻습니다. "사람 몸에 세포가 수십조 개 있습니다. 그런데 밥을 먹고 혈당이 올라간 그 순간, 발끝 근육세포는 그 사실을 어떻게 알까요?" 세포마다 전화기가 달린 것도 아닌데 말이죠.

답은 화학 물질을 내보내서 알린다입니다. 동물의 몸에서 세포끼리 주고받는 말은 거의 전부 분자 한 종류로 되어 있어요. 그런데 같은 '화학적 신호'라도 얼마나 멀리 보내는지, 무엇을 타고 가는지에 따라 이름이 달라집니다. 이 소단원은 그 거리와 전달 경로를 축으로 신호를 줄 세우는 데서 시작합니다.

거리로 분류하면 신호는 네 갈래다

세포가 분비한 신호 분자가 목적지에 닿는 방법은 몇 가지밖에 없습니다. 세포외액으로 스며 옆 세포까지 가거나, 아주 좁은 틈을 건너거나, 혈액이라는 고속도로를 타거나, 아예 몸 밖으로 나가거나.

신호의 종류이동 경로도달 범위예
국소 조절자 — 파라크린(주변분비)세포외액으로 확산바로 옆 세포들성장인자, 프로스타글란딘, 산화질소(NO)
국소 조절자 — 오토크린(자가분비)확산 후 자기 수용체에 결합분비한 세포 자신일부 성장인자, 면역세포의 사이토카인
신경전달물질시냅스 틈으로 확산바로 건너편 세포 하나아세틸콜린
호르몬혈액온몸 — 혈액이 닿는 모든 곳인슐린, 티록신
페로몬몸 밖으로 나가 공기·물을 타고같은 종의 다른 개체곤충의 성페로몬, 개미의 길잡이 페로몬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게 국소 조절자입니다. 이건 혈액을 타지 않고 세포외액으로 퍼져 근처 세포에만 작용하는 신호예요. 파라크린은 이웃에게, 오토크린은 자기 자신에게 작용합니다. 상처 부위에서 세포 증식을 재촉하는 성장인자, 혈관 내피세포가 내보내 주변 평활근을 이완시키는 산화질소가 대표적이죠. 혈액을 타고 멀리 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호르몬이 아닙니다.

호르몬의 정의 — 세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시험에서 정의를 정확히 쓰라고 하면 세 가지를 빠뜨리지 마세요. 호르몬은 ① 내분비샘(내분비세포)에서 분비되어 ② 혈액을 타고 이동해 ③ 멀리 떨어진 표적세포에 작용하는 화학 신호입니다.

①과 관련해 짚을 게 있습니다. 샘에는 두 종류가 있어요. 외분비샘은 도관이 있어서 분비물을 몸 밖이나 소화관 같은 체강으로 내보냅니다 — 땀샘, 침샘, 소화샘이 그렇죠. 내분비샘은 도관이 없습니다. 분비물을 바로 주변 조직액으로 내놓고, 그게 모세혈관으로 스며들어 혈액을 탑니다. 그래서 '관 없는 샘'이라고도 불러요.

③이 중요합니다. 호르몬은 아주 적은 양으로 작용합니다. 혈액에 희석되고도 효과를 내려면 세포 쪽에서 신호를 크게 증폭해야 하는데, 그 장치가 바로 수용체와 신호전달 경로입니다. 신호전달의 세 단계 — 수용·전달·반응에서 배운 틀이 그대로 적용되는 자리예요. 호르몬은 결국 몸 전체 규모로 확장된 세포 신호전달입니다.

신경계와 내분비계 — 속도와 지속시간의 분업

동물의 몸에는 조절 시스템이 두 개 있습니다. 왜 하나로 안 되고 둘일까요? 해야 할 일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구분신경계내분비계
신호 형태뉴런 안에서는 전기적 신호, 시냅스에서는 화학적 신호화학적 신호(호르몬) 하나
전달 경로뉴런이라는 정해진 배선혈액 — 배선 없이 온몸으로
도달 대상배선이 닿는 특정 세포(근육·샘·다른 뉴런)혈액이 닿는 세포 중 수용체를 가진 세포
속도매우 빠름(밀리초 단위)느림(수 초 ~ 수 시간)
지속 시간짧음 — 자극이 끝나면 곧 사라짐김 — 수 시간에서 수개월까지
작용 범위국소적전신적
주로 맡는 일움직임, 반사, 감각 처리처럼 즉각적인 대응성장·발생·대사·생식처럼 오래 걸리는 조절

한 줄로 외우면 신경은 빠르고 짧고 국소적, 내분비는 느리고 길고 전신적입니다. 뜨거운 냄비에서 손을 떼는 일은 0.1초 안에 끝나야 하니 신경계가 맡고, 사춘기에 키가 자라는 일은 몇 년에 걸쳐야 하니 내분비계가 맡는 겁니다.

거리에 따라 나뉘는 네 가지 화학적 신호, 신경계와 내분비계의 속도·지속시간 비교, 그리고 사람 몸에서 주요 내분비샘의 위치

신호의 거리별 분류와 두 조절계의 분업, 사람의 주요 내분비샘 — 송쌤생명과학 자체 제작

둘은 사실 겹친다 — 신경분비세포

표로 갈라놓긴 했지만 두 시스템은 칼로 자르듯 나뉘지 않습니다. 경계에 서 있는 세포가 신경분비세포예요. 생긴 것도 기능도 뉴런인데, 축삭 끝에서 신경전달물질 대신 호르몬을 혈액으로 직접 분비합니다. 이렇게 분비된 것을 신경호르몬이라고 합니다.

사람에서 대표적인 예가 시상하부의 신경분비세포입니다. 이 세포들이 만든 항이뇨호르몬(ADH)과 옥시토신은 축삭을 따라 뇌하수체 후엽까지 내려간 뒤 거기서 혈액으로 나갑니다. 뇌하수체 후엽은 이 호르몬들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저장했다가 내보내는 곳이에요. 시험에 자주 나오는 함정입니다.

부신수질도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부신수질은 발생학적으로 신경조직에서 유래했고, 교감신경의 명령을 받아 에피네프린을 혈액으로 뿜습니다. 신경의 명령이 곧바로 호르몬 분비로 바뀌는 셈이죠. 이렇게 두 시스템은 서로를 켜고 끄며 함께 일합니다.

사람의 주요 내분비샘

이름과 분비 호르몬을 짝지어 외워두면 앞으로의 모든 글이 편해집니다. 위에서 아래로 훑어보죠.

내분비샘주요 호르몬대표 작용
시상하부방출호르몬·억제호르몬, ADH·옥시토신(생산)뇌하수체를 통해 내분비계 전체를 지휘
뇌하수체 전엽성장호르몬(GH), 갑상선자극호르몬(TSH),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 FSH·LH, 프로락틴성장, 그리고 다른 내분비샘을 자극
뇌하수체 후엽ADH, 옥시토신(저장·분비)수분 재흡수, 분만 시 자궁 수축
갑상선티록신(T₄)·T₃, 칼시토닌물질대사율 조절, 혈중 칼슘 낮춤
부갑상선파라토르몬(PTH)혈중 칼슘 높임
부신 겉질코르티솔(당질코르티코이드), 알도스테론(무기질코르티코이드)장기적 스트레스 대응, 무기질·수분 균형
부신 속질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단기적 스트레스 대응 — 투쟁·도피 반응
이자(랑게르한스섬)인슐린(β세포), 글루카곤(α세포)혈당 조절
생식샘정소 — 안드로겐(테스토스테론) / 난소 —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생식기관 발달, 2차 성징, 생식 주기

이자를 보면 재미있는 점이 보입니다. 이자는 소화효소를 도관으로 십이지장에 보내는 외분비샘이면서, 랑게르한스섬에서 인슐린·글루카곤을 혈액으로 내보내는 내분비샘이기도 합니다. 한 기관이 두 역할을 겸하는 거죠.

쌤 한마디 — 학생들이 가장 많이 쓰는 틀린 표현이 "호르몬이 표적기관을 찾아간다"입니다. 아닙니다. 호르몬은 주소를 모릅니다. 혈액을 타고 그냥 온몸을 돕니다. 인슐린은 발톱 밑 세포에도 가고 각막 세포에도 갑니다. 다만 그중 인슐린 수용체를 가진 세포만 반응할 뿐이에요. 찾아가는 게 아니라 아무 데나 가고, 받을 준비가 된 쪽만 받는 겁니다. 이 차이를 정확히 쓰는 것만으로도 서술형에서 점수가 갈립니다.

정리하면

동물의 화학적 신호는 거리로 나뉩니다. 자기 자신과 이웃에게만 닿는 국소 조절자, 시냅스 하나를 건너는 신경전달물질, 혈액을 타고 온몸을 도는 호르몬, 몸 밖으로 나가 다른 개체에게 가는 페로몬. 그중 호르몬이 담당하는 것이 느리지만 오래가고 전신에 미치는 조절이고, 신경계가 담당하는 빠르고 짧고 국소적인 조절과 짝을 이룹니다. 두 시스템은 신경분비세포와 부신 속질 같은 자리에서 직접 맞물려 돌아갑니다.

그렇다면 남는 질문은 방금 쌤 한마디에서 던진 그것입니다. 호르몬이 온몸을 도는데 왜 특정 세포만 반응할까요? 그리고 왜 어떤 호르몬은 몇 초 만에 효과가 나타나고 어떤 호르몬은 몇 시간이 걸릴까요? 다음 개념 호르몬은 어떻게 표적세포에만 작용하는가에서 수용체의 위치와 호르몬의 화학적 성질을 가지고 이 두 질문에 한꺼번에 답하겠습니다. 그 전에 신호 수용 — 막수용체와 세포내수용체를 한 번 복습해 두면 훨씬 수월할 겁니다.

틀린 내용이나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문의하기로 알려 주세요. 확인한 뒤 고치고, 고친 날짜를 위에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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