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생식기관과 배우자 형성 — 정자는 넷, 난자는 하나
송준호(송쌤)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대표
이 글은 Ch.13 감수분열의 직접적인 후속편입니다. 거기서 감수분열은 "이배체 세포 하나가 반수체 세포 넷이 되는 과정"이었어요. 그런데 사람의 난자형성에서는 쓸 수 있는 배우자가 하나만 나옵니다.
같은 감수분열인데 왜 결과가 다를까요. 그 답을 내는 것이 이 글의 목표입니다. 그 전에 배우자가 만들어지는 장소부터 정확히 보겠습니다. 구조를 모르면 과정을 외울 수 없어요. 앞 글에서 유성 생식이 왜 비싼 방식인지를 봤다면, 이제 그 비싼 방식을 몸이 어떻게 실행하는지를 볼 차례입니다.
남성 생식기관
배우자를 만드는 기관인 정소(고환)부터 시작합니다. 정소 안은 세정관이라는 가늘고 긴 관이 빽빽하게 감겨 있는 구조예요. 정자는 이 관의 벽에서 만들어집니다.
세정관 안팎에 있는 두 종류의 세포를 반드시 구분하세요.
- 간질세포 — 세정관 사이의 공간에 있습니다. 테스토스테론을 만들어 혈액으로 내보내는 내분비세포예요.
- 세르톨리세포 — 세정관 안쪽 벽에 있습니다. 발달 중인 생식세포를 감싸 영양을 공급하고 보호합니다. 정자를 직접 만드는 세포가 아니라 정자형성을 지원하는 세포입니다.
정소가 체강 안이 아니라 음낭 속에 들어 있다는 점도 기능과 연결됩니다. 정자형성은 몸속 심부 온도보다 낮은 온도에서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정소를 몸 바깥쪽에 두어 온도를 낮게 유지합니다.
만들어진 정자가 지나는 길은 이렇습니다.
세정관 → 부정소 → 정관 → 사정관 → 요도
부정소는 정소에 붙어 있는 꼬불꼬불한 관으로, 여기서 정자가 운동 능력을 갖추며 성숙하고 저장됩니다. 세정관에서 갓 나온 정자는 아직 스스로 헤엄치지 못해요.
정액은 정자만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습니다. 세 가지 부속샘의 분비물이 합쳐집니다.
| 부속샘 | 분비물의 성격 |
|---|---|
| 정낭 | 정액 부피의 대부분. 점성이 있고 당(과당)을 포함해 정자의 에너지원이 된다 |
| 전립샘 | 묽고 알칼리성인 액체. 산성 환경에서 정자를 보호한다 |
| 요도구샘 | 소량의 점액. 요도에 남은 산성 소변의 흔적을 중화한다 |
세 분비물의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알칼리성입니다. 정자가 지나갈 경로가 산성이기 때문에 이를 중화하는 것이 부속샘의 핵심 기능입니다.
여성 생식기관
난소가 배우자를 만드는 기관입니다. 난소 안에는 여포(난포)가 들어 있어요. 여포는 발달 중인 난모세포 하나와 그것을 둘러싼 지지세포들의 묶음입니다. 이 지지세포들이 에스트로젠을 분비하므로, 난소는 배우자를 만드는 기관인 동시에 내분비기관입니다. 정소의 간질세포가 하던 역할을 여기서는 여포 세포가 맡는 셈이에요.
- 수란관(난관) — 난소와 자궁을 잇습니다. 난소 쪽 끝은 깔때기 모양으로 벌어져 배란된 세포를 받아들이고, 관 안쪽의 섬모가 이를 자궁 쪽으로 밀어 보냅니다. 수정이 일어나는 장소가 자궁이 아니라 수란관이라는 점을 기억하세요.
- 자궁 — 두꺼운 근육층(자궁근층)과 안쪽을 덮는 점막층(자궁내막)으로 이루어집니다. 착상과 태아의 발생이 일어나는 곳이고, 주기적으로 두꺼워졌다 허물어지는 층이 자궁내막입니다.
- 자궁목 — 자궁의 아래쪽 좁은 입구로, 질과 이어집니다.
- 질 — 체내수정에서 정자가 들어오는 통로이자 출산 시 산도가 됩니다.
정자형성 — 넷을 다 쓴다
세정관 벽의 바깥쪽에 정원세포(2n)가 있습니다. 이 세포가 체세포분열로 계속 자기를 복제하면서, 그중 일부가 배우자가 되는 길로 들어섭니다. 자기 복제를 계속한다는 점이 중요해요. 원료가 떨어지지 않습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 정원세포(2n) → 성장 → 제1정모세포(2n)
- 제1정모세포 → 감수 1분열 → 제2정모세포(n) 2개
- 제2정모세포 → 감수 2분열 → 정세포(n) 4개
- 정세포 → 분화(변태) → 정자 4개
마지막 단계는 분열이 아니라 모양이 바뀌는 과정입니다. 둥근 정세포가 세포질 대부분을 버리고 꼬리를 만들어 헤엄칠 수 있는 형태가 됩니다. 이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세포는 세정관 벽의 바깥쪽에서 안쪽 빈 공간을 향해 이동해요. 그래서 세정관 단면을 그리면 바깥에서 안으로 갈수록 성숙 단계가 진행된 배열이 보입니다.
완성된 정자의 구조는 셋으로 나뉩니다.
- 머리 — 핵이 있고, 그 앞을 첨체가 모자처럼 덮고 있습니다. 첨체에는 난자를 둘러싼 층을 뚫는 효소가 들어 있어요. 다음 글의 주인공입니다.
- 중편 — 미토콘드리아가 밀집해 있습니다. 꼬리를 움직일 ATP를 여기서 만듭니다.
- 꼬리 — 편모입니다.
정자에 세포질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형태와 연결해 두세요. 헤엄쳐 가는 것이 유일한 임무이므로 가볍게 만드는 것이 유리합니다. 발생에 쓸 물자는 난자가 대기 때문에 정자는 실을 필요가 없어요.
기간과 규모도 알아 두면 좋습니다. 한 생식세포가 정원세포 단계에서 성숙한 정자가 되기까지 사람에서 대략 70일 안팎이 걸립니다. 그런데 서로 다른 시기에 시작한 세포들이 계속 겹쳐 진행되므로, 정소 전체로는 하루에 수천만 개 규모의 정자가 새로 완성됩니다. 사춘기에 시작해 노년까지 이어지고, 완전히 멈추는 시점이 뚜렷하지 않습니다.
난자형성 — 하나만 쓰고 셋은 버린다
여기서부터 구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순서를 먼저 적고, 이상한 점을 하나씩 짚겠습니다.
- 태아 시기에 난원세포가 분열을 거쳐 제1난모세포(2n)가 되고, 감수 1분열 전기에서 멈춥니다.
- 출생 시점에 난소에는 이 상태로 멈춘 제1난모세포가 100만~200만 개 들어 있습니다. 사춘기에는 약 40만 개로 줄어 있어요.
- 사춘기 이후 주기마다 소수가 발달을 재개하고, 보통 하나가 감수 1분열을 끝냅니다. 결과물은 제2난모세포(n) 하나 + 제1극체 하나입니다.
- 제2난모세포는 감수 2분열 중기에서 다시 멈춘 채 배란됩니다.
- 정자가 들어와야 감수 2분열이 완료되어 난자 하나 + 제2극체가 됩니다.
이상한 점 첫째. 멈춤이 두 번 있습니다. 감수 1분열 전기에서 한 번, 감수 2분열 중기에서 또 한 번. 첫 번째 멈춤은 태아기부터 배란될 때까지 이어지므로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세포 하나가 그렇게 오래 분열 도중에 머물러 있는 겁니다.
이상한 점 둘째. 세포질이 한쪽으로 몰립니다. 감수 1분열과 2분열 모두 세포질이 거의 균등하게 나뉘지 않고, 한쪽 세포가 대부분을 가져가요. 밀려난 작은 세포가 극체입니다. 극체는 핵을 가지고 있으니 염색체 수는 정상이지만, 세포질이 거의 없어 배우자로 기능하지 못하고 결국 분해됩니다.
왜 이렇게 불공평하게 나눌까요. 수정 직후의 접합자는 한동안 외부에서 영양을 받지 않고 분열을 시작합니다. 그 초기 발생에 쓸 영양물질, mRNA, 리보솜, 미토콘드리아 같은 물자를 한 세포에 몰아 주는 것이 유리해요. 넷으로 똑같이 나누면 넷 다 물자가 부족해집니다. 넷을 만드는 것보다 하나를 제대로 만드는 쪽을 택한 결과가 극체입니다.
이상한 점 셋째. 새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정원세포는 평생 자기를 복제하지만, 여성의 생식세포는 태아기에 정해진 수에서 줄어들기만 해요. 평생 실제로 배란되는 것은 400~500개 정도이고, 나머지는 발달 도중 퇴화합니다.

배란되는 것은 난자가 아니라 감수 2분열 중기에 멈춘 제2난모세포다 — 송쌤생명과학 자체 제작
한 표로 비교하기 — 이 글의 핵심
| 비교 항목 | 정자형성 | 난자형성 |
|---|---|---|
| 시작 시기 | 사춘기 | 태아기 (사춘기에 재개) |
| 감수분열의 정지 | 없음 — 시작하면 끝까지 | 두 번 (감수 1분열 전기, 감수 2분열 중기) |
| 감수 2분열이 끝나는 시점 | 배우자가 완성되기 전 | 수정이 일어난 뒤 |
| 감수분열 1회의 산물 | 기능하는 배우자 4개 | 기능하는 배우자 1개 + 극체 2~3개 |
| 세포질 분배 | 균등, 그마저도 대부분 버림 | 매우 불균등 — 한쪽에 몰아줌 |
| 줄기가 되는 세포 | 정원세포가 계속 자기 복제 | 태아기 이후 새로 만들지 않음 |
| 생산 규모 | 하루 수천만 개 | 평생 400~500개 배란 |
| 끝나는 시점 | 뚜렷하지 않음 | 폐경으로 종료 |
여기서 제일 많이 틀립니다
- "배란되는 것은 난자다" — 사람에서 배란되는 것은 감수 2분열 중기에 멈춰 있는 제2난모세포입니다. 정자가 들어와야 감수 2분열이 끝나고 비로소 난자가 돼요. 그래서 엄밀히 말하면 난자와 정자가 만나는 것이 아니라, 정자가 들어온 뒤에 난자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문제에서 "배란된 세포의 염색체 상태"를 물으면 반드시 이 지점을 봅니다.
- "난자형성에서는 감수분열 결과 세포가 1개다" — 아닙니다. 세포는 4개 만들어집니다. 그중 배우자로 기능하는 것이 1개일 뿐이에요. 감수분열 자체는 정자형성과 똑같이 진행됩니다. 다른 것은 세포질 분배뿐입니다. 이 구분을 못 하면 "여성의 감수분열은 2분열만 한다" 같은 오답이 나옵니다.
- "사춘기에 난모세포가 만들어진다" — 태아기에 이미 다 만들어져 멈춰 있습니다. 사춘기에 시작되는 것은 생성이 아니라 재개입니다.
- 정지 지점을 뒤바꿔 외우기 — 첫 번째는 감수 1분열 전기, 두 번째는 감수 2분열 중기입니다. "전기에서 오래, 중기에서 짧게"로 붙여서 외우세요.
쌤 한마디 — 이 단원은 그림 문제로 나옵니다. 세정관 단면에서 "안쪽으로 갈수록 성숙"이라는 배열, 그리고 난자형성 도식에서 극체가 붙는 위치. 손으로 직접 한 번 그려 보는 것이 열 번 읽는 것보다 낫습니다. 그리고 극체를 그릴 때는 크기를 작게 그리세요. 그 크기 차이가 이 단원 전체의 요점입니다. 서술형이라면 "세포질을 불균등하게 분배하여 접합자의 초기 발생에 필요한 물질을 한 세포에 집중시킨다"까지 써야 배점을 다 받습니다.
정리하면
남성은 정소의 세정관에서 정자를 만들고, 간질세포가 테스토스테론을, 세르톨리세포가 발달 중인 생식세포의 지원을 맡습니다. 정자는 부정소에서 성숙·저장되며, 정낭·전립샘·요도구샘의 알칼리성 분비물과 합쳐져 정액이 됩니다. 여성은 난소의 여포에서 난모세포를 키우며, 수정은 자궁이 아니라 수란관에서 일어납니다.
정자형성은 사춘기에 시작해 감수분열 1회당 기능하는 배우자 4개를 만들고, 정원세포가 계속 복제되므로 평생 이어집니다. 난자형성은 태아기에 시작해 감수 1분열 전기에서 멈추고, 배란 시 제2난모세포 상태로 나온 뒤 수정이 일어나야 감수 2분열이 완료됩니다. 세포질을 불균등하게 분배해 기능하는 배우자 1개와 극체를 만드는데, 이는 초기 발생에 쓸 물자를 한 세포에 집중시키기 위한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이 주기를 무엇이 돌릴까요. 난소에서 여포가 자라고, 어느 날 하나가 터지고, 자궁내막이 두꺼워졌다 허물어지는 이 모든 일이 같은 시간표 위에서 맞물려 돌아갑니다. 생식 주기의 호르몬 조절에서 그 시간표를 그려 보겠습니다. 이 단원 최대 난점이 거기 있습니다.
틀린 내용이나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문의하기로 알려 주세요. 확인한 뒤 고치고, 고친 날짜를 위에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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