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수분열의 단계 — 유사분열과 무엇이 다른가
송준호(송쌤)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대표
감수분열은 DNA를 한 번 복제하고 두 번 나누는 분열입니다. 이 한 줄만 잡고 있으면 왜 딸세포 넷이 나오고 왜 염색체가 절반이 되는지가 전부 설명돼요. 복제 한 번에 분열 두 번이니 2n → n이 되는 겁니다.
감수분열 I — 상동염색체가 갈라진다
진짜 중요한 사건은 대부분 여기서 일어납니다.
전기 I이 전체 감수분열 시간의 90% 이상을 차지할 만큼 깁니다. 여기서 상동염색체끼리 나란히 달라붙는데, 이걸 시냅시스(synapsis)라 하고, 이렇게 붙은 상태를 2가염색체(bivalent) 또는 4분염색체(tetrad)라 불러요. 염색분체가 네 개 모여 있다는 뜻입니다.
붙어 있는 동안 상동염색체의 비자매염색분체끼리 일부 구간을 서로 맞바꿉니다. 이게 교차(crossing over)이고, 교차가 일어난 지점이 X자 모양으로 보이는 것을 키아스마(chiasma)라 해요. 사람의 경우 상동염색체 쌍마다 평균 1~3회쯤 일어납니다.
중기 I에서는 2가염색체가 적도판에 늘어섭니다. 이때 각 쌍에서 어느 쪽이 위로 갈지가 완전히 무작위예요. 이 무작위성이 다음 글에서 다룰 변이의 핵심 원천입니다.
후기 I에서 상동염색체가 서로 반대편으로 끌려갑니다. 여기가 유사분열과 결정적으로 갈리는 지점이에요. 자매염색분체는 아직 붙어 있습니다. 이 단계가 끝나면 각 극의 염색체 수는 이미 절반이 됐어요.
말기 I과 세포질분열을 거쳐 세포가 둘로 나뉩니다. 이 시점에서 딸세포는 이미 n이지만, 염색체 하나하나는 여전히 자매염색분체 두 개짜리입니다.

감수분열 I·II 단계별 도식과 유사분열과의 비교 — 송쌤생명과학 자체 제작
감수분열 II — 체세포분열과 판박이
감수분열 II 앞에는 DNA 복제가 없습니다. 짧은 간기가 있기도 하지만 복제는 일어나지 않아요. 그래서 이 단계는 사실상 반수체 세포가 하는 체세포분열과 똑같습니다. 중기 II에서 염색체가 늘어서고, 후기 II에서 자매염색분체가 갈라져 양쪽으로 갑니다. 최종적으로 딸세포 네 개가 나오고, 각각 n이면서 염색분체 하나짜리 염색체를 갖습니다.
유사분열과의 차이는 딱 세 가지
표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구분 | 유사분열 | 감수분열 |
|---|---|---|
| DNA 복제 | 1회 | 1회 |
| 분열 횟수 | 1회 | 2회 |
| 시냅시스·교차 | 없음 | 전기 I에서 일어남 |
| 중기 배열 | 염색체 하나씩 한 줄 | (중기 I) 2가염색체가 두 줄 |
| 후기에 갈라지는 것 | 자매염색분체 | (후기 I) 상동염색체 |
| 딸세포 | 2개, 2n, 원본과 동일 | 4개, n, 서로 다름 |
제가 수업하면서 보면 후기 I에서 무엇이 갈라지는가 하나만 정확히 잡아도 대부분의 문제가 풀립니다. "상동염색체가 갈라진다"가 감수분열 I이고, "자매염색분체가 갈라진다"면 유사분열이거나 감수분열 II예요.
왜 두 번 나눠야 하나
학생들이 종종 묻습니다. 한 번에 절반으로 줄이면 안 되나요? 안 됩니다. 복제된 상태(자매염색분체 두 개)에서 상동염색체만 갈라놓으면 딸세포는 염색체 수는 n이지만 DNA 양은 여전히 두 배거든요. 자매염색분체를 떼어내는 두 번째 분열이 있어야 비로소 배우자로 쓸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쌤 한마디 — 사람 여성의 난자는 감수분열 전기 I 상태로 태아 때부터 멈춰 있다가 배란 때 재개됩니다. 40세에 배란되는 난자는 40년 넘게 전기 I에서 대기한 셈이에요. 나이가 들수록 염색체 비분리가 늘어나는 이유를 여기서 찾는 설명이 유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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