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개념캠벨생명과학

물의 극성과 수소결합

송준호(송쌤)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대표

물의 특이한 성질들 — 표면장력, 높은 비열, 얼음이 물 위에 뜨는 것까지 — 을 배우다 보면 학생들이 꼭 이렇게 물어봅니다. "근데 이게 다 왜 그런 거예요?" 답은 항상 하나로 귀결됩니다. 물 분자의 모양과, 그 모양 때문에 생기는 수소결합. 이번 글에서 그 출발점을 확실히 잡고 가겠습니다.

물 분자는 왜 굽어 있을까

산소 원자 하나에 수소 원자 두 개가 붙어서 H₂O가 되는데, 이 셋이 일직선으로 늘어서 있지 않고 약 104.5°로 굽어 있습니다. 이유는 산소에 있습니다. 산소는 수소 두 개와 결합을 만들고도 전자쌍 두 쌍이 남는데, 이 남는 전자쌍들이 서로를 밀어내면서 수소 원자들을 한쪽으로 밀어붙인 결과가 바로 이 굽은 모양입니다.

물 분자의 굽은 구조와 104.5° 결합각, 부분전하(δ⁺/δ⁻)와 쌍극자 방향, 그리고 분자 사이에 생기는 수소결합

결합각·부분전하·수소결합을 한눈에 — 송쌤생명과학 자체 제작

전하가 한쪽으로 쏠린다는 것

산소와 수소가 전자를 공유하긴 하는데, 똑같이 나눠 갖는 게 아니라 전기음성도가 큰 산소 쪽으로 전자가 더 끌려갑니다. 그래서 산소 쪽은 전자가 살짝 몰려서 부분음전하(δ⁻)를, 수소 쪽은 전자를 살짝 빼앗겨서 부분양전하(δ⁺)를 띠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분자 전체로 보면 전하 합은 정확히 0이라는 겁니다 — 그런데도 극성 분자라고 부르는 이유는, 전하가 없어서가 아니라 전하가 몰려 있는 위치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기 때문입니다. 이 둘을 헷갈리는 학생이 정말 많은데, "중성"과 "무극성"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걸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수소결합이 뭔가

δ⁺를 띤 물 분자의 수소가 이웃한 다른 물 분자의 δ⁻ 산소 쪽으로 끌리는 것, 이게 수소결합입니다. 물 분자 '안'에서 산소와 수소를 이어주는 공유결합과는 완전히 다른 얘기예요 — 수소결합은 서로 다른 분자 '사이'에서 생기는 정전기적 인력이고, 공유결합보다 훨씬 약해서 순간순간 끊어졌다 다시 생겼다를 반복합니다.

쌤 한마디: 수소결합을 공유결합의 일종으로 착각하는 답안을 시험에서 정말 자주 봅니다. 결합 하나는 분자 안, 다른 하나는 분자 사이 — 이 위치 차이만 기억해도 절반은 해결됩니다.

물 분자 하나는 수소 2개(줄 수 있는 쪽)와 산소의 남는 전자쌍 2쌍(받을 수 있는 쪽)을 다 쓰면 이론상 이웃 4개와 동시에 수소결합을 맺을 수 있습니다. 개별 수소결합은 약하지만, 이게 수없이 많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물의 응집력이나 비열처럼 다음 글들에서 다룰 성질들이 만들어집니다. 특히 온도가 낮아져 분자 움직임이 느려지는 얼음에서는 이 4개의 결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규칙적인 격자 구조까지 만드는데, 이 얘기는 얼음이 물 위에 뜨는 이유를 다루는 글에서 이어집니다.

틀린 내용이나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문의하기로 알려 주세요. 확인한 뒤 고치고, 고친 날짜를 위에 남깁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이 개념과 이어지는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