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 발굴부터 분자 설계까지, AI가 통째로 만든 신약이 임상시험에서 통했다
송준호(송쌤)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대표
신약 하나가 환자 손에 들어가기까지 보통 10년 넘게 걸린다고 하죠. 그중에서도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두 단계가 "어떤 유전자·단백질을 공략할지 찾는" 표적 발굴과, "그 표적에 딱 맞는 분자를 설계하는" 후보물질 설계예요. 홍콩 소재 AI 신약개발 기업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이 개발한 ISM001-055(INS018_055)가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이 두 단계 전체를 생성형 AI가 처음부터 끝까지 맡아서 만든 후보물질이 실제 환자 71명 대상 2상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보였다는 데 있어요. "AI가 신약을 만들었다"는 문구는 요즘 워낙 흔하게 쓰이는 말이라 저는 좀 무덤덤하게 듣는 편인데, 이번 건 임상 데이터까지 나온 사례라 조금 다르게 봐야 해요.
특발성 폐섬유증이라는 병
이 약이 겨냥한 병은 특발성 폐섬유증(IPF, idiopathic pulmonary fibrosis)이에요. 폐 조직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딱딱한 흉터 조직(섬유화)으로 바뀌어가는 난치성 질환인데, '특발성'이라는 말 자체가 정확한 원인을 아직 모른다는 뜻이에요. 폐가 딱딱해지면 산소를 제대로 주고받기 어려워지고, 진단 이후 평균 생존 기간이 3~5년 정도로 알려져 있을 만큼 예후가 좋지 않아요. 그런데 이 병의 특징이 하나 있는데, 한번 손상된 폐 조직은 되돌리기 어렵고 병이 계속 진행되는 방향으로만 간다는 거예요. 그래서 치료제를 평가할 때도 "폐 기능이 얼마나 더 나빠지지 않았는가" 혹은 "혹시 좋아졌는가"를 보게 돼요.
표적을 찾는 AI, 분자를 그리는 AI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어요. "AI가 신약을 설계했다"고 하면 마치 하나의 AI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한 것처럼 들리는데, 실제로는 역할이 다른 AI 시스템 두 개가 순서대로 이어져 있는 구조예요. 첫 번째는 방대한 유전체·발현 데이터를 분석해서 이 병과 관련이 깊은 치료 표적 후보를 골라내는 AI고, 두 번째는 그렇게 정해진 표적에 실제로 결합할 수 있는 분자 구조를 새로 생성해내는 AI예요. 이 둘은 다루는 데이터도, 풀어야 하는 문제도 완전히 다른데 — 하나는 '이 병에서 어떤 유전자가 문제인가'라는 생물학적 질문이고, 다른 하나는 '그 단백질에 딱 들어맞는 화학구조가 뭔가'라는 화학적 질문이거든요. 이 두 단계를 AI로 이어붙여서, 전통적으로는 표적 발굴에만 몇 년, 후보물질 설계에 또 몇 년씩 걸리던 과정을 크게 단축했다는 게 인실리코 팀이 내세우는 핵심이에요.
쌤 한마디 — 여기서 "AI가 다 했다"를 "사람이 검증을 안 했다"로 오해하면 안 돼요. AI가 표적과 분자 후보를 좁혀준 다음에도, 그 후보를 실제로 합성하고 세포·동물 실험으로 확인하고 사람 대상 임상시험을 설계하는 건 여전히 사람 연구자들의 몫이에요. AI는 탐색 공간을 줄여주는 역할이지, 검증 과정 자체를 없애주는 게 아니라는 걸 기억해두면 좋아요.
임상시험 결과가 말해주는 것
이 약물은 환자 71명을 대상으로 한 2상(Phase IIa) 임상시험(NCT05938920, 중국 21개 기관, 무작위·이중맹검·위약대조)을 거쳤어요. 하루 한 번 60mg을 투여한 환자군은 12주 뒤 노력성 폐활량(FVC)이 평균 98.4mL 증가했어요(95% 신뢰구간 10.9~185.9mL). 반면 위약을 투여한 환자군은 오히려 20.3mL 감소했고요. 시간이 지날수록 폐활량이 줄어드는 게 이 병의 자연스러운 경과라는 걸 생각하면, '줄어들지 않았다' 정도가 아니라 '늘어났다'는 결과는 꽤 이례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져요. 이 시험에서는 안전성을 확인하는 1차 평가변수와 효과를 확인하는 2차 평가변수 모두 목표를 충족했고, 사망이나 중대한 이상반응도 보고되지 않았어요.
다만 여기서 균형을 잡아야 할 부분이 있어요. 2상 임상시험, 그것도 초기 단계인 2a상은 신약 개발 전체 과정에서 아직 절반도 못 온 지점이에요. 71명이라는 참여자 수도 최종 승인을 판단하기엔 적은 규모고요. 이 약이 실제로 처방받을 수 있는 치료제가 되려면 훨씬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시험에서 이번 결과가 재확인돼야 해요. 그러니 "AI가 폐섬유증 치료제를 완성했다"보다는 "AI가 설계 단계부터 관여한 후보물질이 사람 몸에서 유의미한 신호를 보였다"는 표현이 더 정확한 셈이에요.

흉부 CT 스캔(축상면, 폐 윈도우) 참고 이미지 — 특정 환자나 특정 질환 상태를 보여주는 사진이 아니라, 폐 조직 상태를 확인할 때 쓰이는 대표적인 촬영 방식을 보여주는 일반 참고 이미지입니다. 출처: Ptrump16,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 원본 보기
왜 이 주제가 세특 소재로 좋은가
생물의 유전 교과서의 생명공학기술 단원에서 다루는 유전체 데이터 분석·신약 개발 과정을 실제 임상 데이터가 나온 최신 사례로 확장해서 보여줄 수 있는 소재예요. 특히 "표적 발굴 AI"와 "분자 설계 AI"라는 서로 다른 두 기술이 어떻게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짚을 수 있어서 융합적 이해를 드러내기 좋고, 임상시험 단계(1상~3상)라는 개념을 실제 진행 중인 연구에 적용해보는 훈련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어요.
탐구 방향성 제안
- 문헌조사 방향: 전통적인 신약개발에서 표적 발굴과 후보물질 설계에 각각 왜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 각 단계에서 AI가 구체적으로 어떤 데이터를 학습해 무엇을 예측하는지 조사해보세요.
- 자료 정리 아이디어: "전통적 신약개발 파이프라인"과 "AI 결합 파이프라인"을 단계별 소요 기간 기준으로 비교표를 만들면, AI가 실제로 단축시킨 지점이 어디인지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요.
- 결과 해석 시 유의할 점: 2상 초기 임상시험 결과라는 점, 참여자 수가 71명으로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 3상 시험을 통과해야 실제 승인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반드시 함께 언급해야 신중한 해석이 돼요.
세특 기록에 이렇게 녹일 수 있어요
실제 세특은 선생님이 학생의 활동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글이라, 자기소개서처럼 1인칭으로 쓰지 않습니다. 아래는 탐구 활동을 어떤 흐름으로 정리하면 좋을지 참고하기 위한 예시예요.
활동 계기: 신약개발 과정에서 표적 발굴과 후보물질 설계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접하고, AI가 이 두 단계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궁금해 관련 임상시험 사례를 자발적으로 조사함.
탐구 내용: 생성형 AI가 표적 발굴부터 분자 설계까지 담당한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ISM001-055의 2상 임상시험 결과(Insilico Medicine, 2026)를 조사하고, 표적 발굴 AI와 분자 설계 AI의 역할 차이 및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전체 구조를 정리해 발표함.
드러난 역량: AI 기술이 생명공학 각 단계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활용된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임상 데이터와 연결해 설명하는 분석력을 보였으며, 초기 임상시험 단계라는 한계를 스스로 짚어내는 신중한 태도를 드러냄.
후속 연계: (생명공학, 제약, 의공학 등 진로 방향에 맞춰) 임상시험 단계별 설계 원리, 유전체 기반 표적 발굴 기법, 신약 승인 절차 등 후속 개념 탐구로 확장 가능.
위 문장은 강조하면 좋을 포인트를 잡기 위한 예시일 뿐이에요. 실제 세특 문장은 선생님이 수업·발표 중 관찰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합니다.
더 깊이 들어가기
- 임상시험 1상~3상이 각각 무엇을 확인하기 위한 단계인지, 그리고 왜 순서대로 거쳐야 하는지
- 폐섬유화가 세포·조직 수준에서 일어나는 과정 — 정상 조직이 왜, 어떻게 딱딱한 섬유 조직으로 바뀌는지
- AI가 신약개발에 활용되는 다른 사례들(항균 펩타이드 발굴, 단백질 구조 설계 등)과 이번 사례의 공통점·차이점
틀린 내용이나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문의하기로 알려 주세요. 확인한 뒤 고치고, 고친 날짜를 위에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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