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염기, pH 척도, 완충 용액, 해양 산성화
송준호(송쌤)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대표
바닷물이 산성화되고 있다는 뉴스,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 여기서 "산성화"라는 말 자체를 오해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바다가 실제로 산성(pH 7 미만)이 됐다는 뜻이 아니거든요. 이 얘기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pH가 뭘 재는 값인지부터 짚어야 합니다.
물은 아주 조금씩 스스로 쪼개집니다
물 분자는 극히 낮은 비율로 스스로 H⁺(수소이온)와 OH⁻(수산화이온)로 갈라지는데, 이 H⁺의 농도가 그 용액이 산성인지 염기성인지를 결정합니다. H⁺를 수용액에 내놓는 물질이 산(acid), H⁺를 받아들이거나 OH⁻를 내놓는 물질이 염기(base)예요. 순수한 물은 H⁺와 OH⁻ 농도가 같아서 중성(pH 7)이고, 산성 용액은 7보다 작고 염기성 용액은 7보다 큽니다. 참고로 산·염기 이야기가 전부 수용액에서 벌어지는 이유는 물이 뛰어난 용매이기 때문이고, 물이 스스로 아주 조금 이온화하는 것도 결국 물의 극성에서 나옵니다.

pH 척도 → 완충 용액 → 해양 산성화 — 송쌤생명과학 자체 제작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하나. pH는 로그 척도라서, pH가 1만 차이 나도 실제 H⁺ 농도는 10배씩 벌어집니다. 그래서 pH 0 근처의 강산뿐 아니라 pH 14 근처의 강염기도 조직을 손상시킬 만큼 위험할 수 있어요 — "pH가 낮을수록 위험하고 높을수록 안전하다"는 식으로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몸이 pH를 지키는 방법 — 완충 용액
완충 용액은 약산과 그 짝염기(혹은 약염기와 짝산)가 짝을 이루고 있어서, 외부에서 H⁺나 OH⁻가 조금 들어와도 그 짝 성분이 흡수해버려 전체 pH가 크게 안 변하게 막아줍니다. 사람 혈액은 탄산-중탄산염 완충계 덕분에 pH 7.35~7.45라는 아주 좁은 범위를 유지하는데, 이 범위를 살짝만 벗어나도 효소 활성이 떨어지는 등 심각한 문제가 생깁니다.
쌤 한마디: 완충 용액이 pH를 "절대 안 변하게" 만든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확히는 변화를 완화해주는 것뿐입니다. 감당할 수 있는 양(완충 용량)을 넘는 산·염기가 들어오면 결국 pH는 크게 바뀝니다.
그래서 해양 산성화가 뭔가요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늘면 바닷물에 녹는 CO₂의 양도 늘어납니다. 이 CO₂는 물과 반응해서 탄산을 만들고, 탄산이 다시 H⁺를 내놓으면서 바닷물 전체의 pH를 조금씩 낮춥니다. 이게 해양 산성화예요. 다만 이름 때문에 오해하기 쉬운데, 지금 바닷물은 여전히 약염기성(pH 8 안팎)입니다. "산성화"란 이 값이 산성 쪽으로 점점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지, 이미 산성이 됐다는 얘기가 아니에요. 그렇다고 안심할 일은 아닙니다 — 산호나 조개류처럼 탄산칼슘으로 골격·껍데기를 만드는 생물들은 이 pH 변화만으로도 골격 형성에 지장을 받고, 그 여파가 해양 생태계 전체로 퍼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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