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복제 메커니즘과 교정·수선
송준호(송쌤)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대표
이중나선 구조가 밝혀지자 왓슨과 크릭은 논문 말미에 의미심장한 문장을 하나 남깁니다. "우리가 가정한 이 짝짓기 구조가 유전물질의 복제 메커니즘을 즉시 암시한다"는 거였어요. 실제로 그랬습니다. 한 가닥의 염기서열만 알면 상보적인 다른 가닥의 서열을 그대로 예측할 수 있다는 게 이중나선 구조의 핵심이었으니까요.
세 가지 가능성, 그리고 메셀슨-스탈 실험
DNA가 복제될 때 원래 가닥과 새 가닥이 어떻게 섞이는지에 대해 세 가지 모델이 경쟁했습니다. 원래 두 가닥이 그대로 붙어있고 완전히 새로운 이중나선이 하나 더 생긴다는 보존적 모델, 원래 가닥과 새 가닥이 조각조각 섞인다는 분산적 모델, 그리고 원래 두 가닥이 갈라져서 각각 주형이 되어 새 가닥과 짝을 짓는다는 반보존적 모델이었습니다.
1958년 매슈 메셀슨과 프랭클린 스탈은 무거운 질소(15N)로 표지한 DNA를 가벼운 질소(14N) 배지에서 복제시키며 밀도를 원심분리로 추적했습니다. 결과는 반보존적 복제 모델과 정확히 일치했어요 — 세대를 거듭할수록 무거운-가벼운 가닥이 섞인 중간 밀도의 DNA가 예측한 비율대로 나타났습니다.
복제 기구 — 여러 단백질의 팀플레이
실제 복제는 한 가지 효소가 아니라 여러 단백질이 정교하게 협업하는 과정입니다.
- 헬리케이스(helicase) — 이중나선을 풀어서 두 가닥을 분리
- 단일가닥결합단백질(SSB) — 분리된 가닥이 다시 붙지 않게 붙잡아둠
- 토포이소머레이스 — 풀리는 앞쪽에서 생기는 과도한 꼬임(초나선)을 풀어줌
- 프라이메이스(primase) — DNA 중합효소가 작업을 시작할 짧은 RNA 프라이머를 만듦
- DNA 중합효소 — 프라이머 뒤에 새 뉴클레오타이드를 5′→3′ 방향으로만 붙여나감
- DNA 연결효소(ligase) — 끊긴 조각 사이를 최종적으로 이어붙임
왜 한쪽 가닥은 이어서, 한쪽은 조각조각 합성될까
DNA 중합효소가 5′→3′ 방향으로만 새 가닥을 만들 수 있다는 게 핵심 제약입니다. 이중나선의 두 가닥은 서로 반대 방향(역평행)이기 때문에, 복제 원점에서 두 가닥이 열리는 동안 한쪽 주형에서는 새 가닥이 열리는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계속 이어서 합성될 수 있지만(선도가닥, leading strand), 반대쪽 주형에서는 열리는 방향과 반대로 짧게 끊어서 합성한 뒤 이어붙여야 합니다(지연가닥, lagging strand). 이렇게 지연가닥에서 만들어지는 짧은 조각들을 오카자키 절편(Okazaki fragment)이라 부릅니다.

복제 분기점에서 두 가닥이 서로 다르게 합성되는 이유와 복제 기구 단백질 — 송쌤생명과학 자체 제작
복제는 얼마나 정확할까 — 교정과 수선
DNA 중합효소 자체의 염기 삽입 오류율은 대략 10만 번에 한 번(10⁻⁵) 정도인데, 최종적으로 사람 세포의 복제 오류율은 100억 번에 한 번(10⁻¹⁰) 수준까지 떨어집니다. 이 정확도의 대부분은 이중·삼중의 교정 장치 덕분이에요.
가장 먼저, 대부분의 DNA 중합효소는 3′→5′ 방향의 교정(proofreading) 기능을 함께 갖고 있어서, 잘못된 염기를 붙인 직후 바로 그 자리에서 잘라내고 다시 답니다. 그래도 놓친 오류는 복제가 끝난 뒤 불일치 복구(mismatch repair) 단백질들이 순찰하며 잡아냅니다.
자외선에 의한 티민 이합체처럼 복제와 무관하게 생기는 DNA 손상은 뉴클레오타이드 절제수선(nucleotide excision repair)으로 고칩니다. 손상된 부위를 포함한 조각을 통째로 잘라내고, 남은 정상 가닥을 주형 삼아 DNA 중합효소가 그 자리를 다시 채우는 방식이에요. 이 수선 시스템에 결함이 있으면 색소성건피증(xeroderma pigmentosum)이라는 질환이 생기는데, 자외선에 노출된 피부에 손상이 누적되어 피부암 발생률이 크게 높아집니다.
쌤 한마디 — "복제 오류율이 10⁻¹⁰"이라는 숫자만 보면 거의 완벽해 보이죠. 그런데 사람 유전체는 약 30억 염기쌍이고, 세포 하나가 평생 수없이 분열합니다. 아무리 오류율이 낮아도 이 정도 규모에서 누적되면 돌연변이는 피할 수 없는 사건이에요. 진화가 가능한 것도, 반대로 암이 생기는 것도 결국 이 "완벽하지만 완벽하지는 않은" 복제 시스템 덕분(혹은 때문)입니다.
이렇게 풀리고 복제되는 DNA가 실제 세포핵 안에서는 실 뭉치처럼 정교하게 포장되어 있습니다. 그 포장 구조를 개념 16.3에서 다룹니다. DNA의 분자 구조 자체는 개념 16.1을 참고하세요.
틀린 내용이나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문의하기로 알려 주세요. 확인한 뒤 고치고, 고친 날짜를 위에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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