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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간 상호작용 — 경쟁·포식·공생, 누가 이득을 보는가

송준호(송쌤)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대표

수업에서 이 단원을 시작할 때 저는 표를 먼저 지웁니다. "경쟁, 포식, 기생, 상리공생, 편리공생… 다섯 개 외웠죠? 그럼 질문. 소나무와 참나무가 같은 땅에서 햇빛을 두고 버티는 것은 다섯 중에 뭡니까?" 여기까지는 대부분 맞힙니다. 그런데 다음 질문에서 갈려요. "콩과식물 뿌리에 사는 뿌리혹박테리아는요? 그리고 우리 장 속 대장균은요?"

이름으로 외운 학생은 여기서 헷갈립니다. 반면 부호로 정리한 학생은 한 번도 틀리지 않아요. 종간 상호작용은 다섯 개의 이름표가 아니라 두 칸짜리 부호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상호작용은 두 칸짜리 부호다

서로 다른 두 종이 한 자리에서 만나면, 각자에게는 이득(+)·손해(−)·무관(0) 셋 중 하나가 생깁니다. 두 종이니 칸은 두 개. 이 조합이 곧 상호작용의 이름입니다.

상호작용종 A종 B한 줄 설명
경쟁−−같은 자원을 나눠 쓰느라 둘 다 손해
포식+−잡아먹는 쪽 이득, 먹히는 쪽 손해
기생+−숙주에 붙어 사는 쪽 이득, 숙주 손해
상리공생++둘 다 이득
편리공생+0한쪽만 이득, 다른 쪽은 별 영향 없음

이렇게 세워 놓으면 아까 질문이 저절로 풀립니다. 소나무와 참나무는 햇빛·물·양분이라는 같은 자원을 두고 서로 몫을 줄이니 −/−, 경쟁. 뿌리혹박테리아는 식물에게 질소화합물을 주고 식물에게서 탄수화물과 살 자리를 받으니 +/+, 상리공생입니다.

그리고 부호표에서 바로 보이는 사실이 하나 있어요. 포식과 기생은 부호가 +/−로 똑같습니다. 그래서 둘을 부호로는 구분할 수 없고, 기생은 숙주를 보통 죽이지 않고 오래 붙어서 이용한다는 점으로 나눕니다. 포식자는 먹이를 끝내고 떠나지만 기생자는 숙주가 살아 있어야 자기도 삽니다.

경쟁 — 둘 다 손해라는 게 핵심

종간 경쟁(interspecific competition)은 서로 다른 두 종이 한정된 같은 자원을 함께 요구할 때 일어납니다. 여기서 학생들이 가장 많이 틀리는 지점이 부호예요. "이긴 쪽은 +아닌가요?"라는 질문을 매년 받습니다.

아닙니다. 경쟁의 부호는 상대가 있을 때와 없을 때를 비교해서 붙입니다. 아무리 우세한 종이라도 경쟁자가 옆에 있으면 혼자일 때보다 자원을 덜 씁니다. 그러니 이긴 쪽도 혼자였을 때보다는 손해예요. 그래서 −/−입니다. 이 비교 기준을 잡아 두면 부호 문제는 안 틀립니다.

경쟁이 이어지면 결과는 둘 중 하나로 갈라집니다. 한쪽이 밀려나 사라지거나, 자원을 나눠 쓰는 쪽으로 서로 자리를 조정하거나. 이 갈림길이 생태적 지위 이야기의 출발점이라서, 자세한 내용은 생태적 지위와 경쟁 배타에서 따로 다룹니다.

포식 — 개체군을 없애는 게 아니라 조절합니다

포식(predation)은 한 종이 다른 종을 잡아먹는 관계입니다. 초식(식물을 먹는 것) 역시 넓게 보면 +/−의 같은 구조예요. 식물은 대개 죽지 않고 일부만 먹히니 초식은 기생에 가깝게 보기도 합니다.

여기서 제가 매년 붙잡고 고치는 오개념이 있습니다. "포식자가 많아지면 피식자가 멸종한다"는 생각이에요. 시험에서도 이렇게 쓴 답안이 꼭 나옵니다. 그런데 실제로 안정된 군집에서 포식자는 피식자를 없애지 못합니다. 없애는 순간 포식자 자신의 먹이가 사라지기 때문이에요. 포식은 제거 장치가 아니라 조절 장치입니다.

그 조절이 어떤 모양인지 보겠습니다.

  • 피식자가 늘어납니다 → 먹이가 풍부해진 포식자가 뒤이어 늘어납니다.
  • 포식자가 많아지면 피식자가 줄어듭니다.
  • 피식자가 줄면 굶는 포식자가 생겨 포식자도 뒤이어 줄어듭니다.
  • 포식압이 약해지니 피식자가 다시 늘어납니다.

고리가 닫혔습니다. 두 개체군 수가 주기적으로 오르내리되, 포식자의 봉우리가 피식자의 봉우리보다 조금 뒤에 옵니다. 이 '조금 뒤'가 시험에 그대로 나와요. 그래프에서 두 곡선이 겹쳐 그려져 있을 때 먼저 올라가는 쪽이 피식자입니다.

왜 동시에 움직이지 않고 시차가 생기는지는 말로만 들으면 잘 안 와닿습니다. 그래서 직접 돌려 볼 수 있게 만들어 두었어요. 포식자-피식자 시뮬레이션에서 처음 개체수와 증식률을 바꿔 가며 두 곡선이 어긋나 진동하는 모습을 확인해 보세요. 특히 가로축을 시간이 아니라 피식자 수로, 세로축을 포식자 수로 놓은 위상 평면을 꼭 보시기 바랍니다. 거기서는 두 개체군이 닫힌 고리를 빙글빙글 도는 하나의 궤도로 보입니다. 시차라는 말이 그림 하나로 이해되는 순간이 있어요. 이 글을 위해 만든 도구입니다.

피식자는 가만히 있지 않는다 — 방어의 종류

포식은 강한 자연선택 압력입니다. 잘 피하는 개체가 더 많이 남으니, 피식자 쪽에는 방어 형질이 쌓입니다.

  • 숨기(위장) — 주변 환경과 비슷한 색·모양으로 눈에 안 띄게 합니다.
  • 화학적 방어 — 독이나 고약한 맛을 지닙니다. 식물의 여러 2차 대사산물도 여기에 들어갑니다.
  • 경계색 — 독이 있는 종이 오히려 눈에 확 띄는 색을 씁니다. "나는 위험하다"를 광고하는 쪽이 안전하기 때문이에요.
  • 의태 — 독 없는 종이 독 있는 종의 겉모습을 닮거나(베이츠 의태), 독 있는 종들끼리 서로 비슷한 경고 무늬를 공유합니다(뮐러 의태).

경계색과 의태는 함께 묶어 이해하는 게 좋습니다. 경계색이 통하려면 포식자가 "저 무늬 = 맛없음"을 학습해야 하고, 그 학습이 자리 잡은 다음이라야 남을 따라 하는 의태가 이득이 되니까요. 방어와 포식이 서로를 밀어붙이며 함께 변해 온 흔적이라, 진화의 증거로도 자주 인용됩니다.

공생 — 상리·편리·기생을 부호로 가른다

공생(symbiosis)은 두 종이 가까이 붙어 사는 관계 전체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게 있어요. 공생이라는 단어를 "둘 다 좋은 것"으로만 쓰는 학생이 많은데, 기생도 공생의 한 갈래입니다. 부호로 나눠 보면 헷갈리지 않습니다.

구분부호교과서에 자주 나오는 예
상리공생+/+콩과식물과 뿌리혹박테리아, 꽃과 벌 같은 수분 매개자, 흰개미와 장내 원생생물, 지의류(균류+조류)
편리공생+/0소 주변의 백로(소가 움직여 날아오른 곤충을 먹음), 큰 나무에 붙어 사는 착생식물
기생+/−동물에 붙는 진드기·벼룩(외부기생), 소화관 속 회충(내부기생), 다른 식물에서 양분을 빼앗는 겨우살이

상리공생의 사례들은 하나로 묶어서 보면 규칙이 보입니다. 자기가 못 하는 일을 상대가 대신 해 주는 짝이에요. 콩과식물은 공기 중 질소를 쓸 수 없고 뿌리혹박테리아는 그걸 고정해 줍니다. 흰개미는 목재의 셀룰로스를 분해할 효소가 없고 장내 미생물이 대신 분해해 줍니다. 지의류에서는 균류가 수분과 자리를 맡고 조류가 광합성으로 양분을 만듭니다. 서로 없는 능력을 메워 주니 둘 다 +인 겁니다.

편리공생은 판정이 까다로운 쪽입니다. 정말로 한쪽이 완전히 0인 경우는 드물어서, 자세히 보면 약간의 이득이나 손해가 발견되는 사례가 많아요. 시험에서는 "영향이 거의 없다"로 제시된 대로 읽으면 충분합니다.

쌤 한마디 — 상호작용 문제를 풀 때 저는 종 이름을 먼저 지우게 합니다. 그리고 "이 종은 상대가 없을 때보다 이득인가, 손해인가, 그대로인가"만 두 번 묻게 해요. 두 칸을 채우고 나서 표에서 이름을 찾으면 됩니다. 순서를 거꾸로 해서 이름부터 떠올리면, 처음 보는 생물 이름이 나왔을 때 반드시 흔들립니다. 부호가 먼저, 이름은 나중입니다.

경쟁·포식·기생·상리공생·편리공생을 종 A와 종 B 각각의 이득(+)·손해(−)·무관(0)으로 적은 부호표, 부호가 같은 포식과 기생을 죽이고 끝내느냐 붙어서 오래 이용하느냐로 가른 비교, 그리고 포식자 봉우리가 피식자 봉우리보다 뒤에 오는 시차 진동 곡선

다섯 개의 이름이 아니라, 두 칸짜리 부호다 — 송쌤생명과학 자체 제작

상호작용은 개체군 수를 바꾼다

이 다섯 가지가 왜 중요하냐면, 개체군의 크기를 실제로 움직이는 힘이기 때문입니다. 환경저항과 환경수용력을 배울 때 "자원 부족, 노폐물 축적, 천적" 같은 항목을 나열했었죠. 그 천적과 경쟁자의 자리에 들어가는 것이 바로 종간 상호작용입니다. 개체군 조절에서 밀도의존적 요인이라고 부른 것들도 대부분 여기 있어요.

그래서 한 종만 떼어 놓고 보면 설명되지 않던 곡선이, 옆에 누가 사는지를 넣는 순간 설명됩니다. 개체군에서 군집으로 시야를 넓히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정리하면

종간 상호작용은 다섯 개의 이름이 아니라 두 칸짜리 부호입니다. 경쟁 −/−, 포식 +/−, 기생 +/−, 상리공생 +/+, 편리공생 +/0. 부호를 붙이는 기준은 늘 상대가 없을 때와 비교해서입니다.

포식은 피식자를 없애는 장치가 아니라 시차를 두고 진동시키며 조절하는 장치이고, 그 진동은 포식자-피식자 시뮬레이션에서 닫힌 고리로 직접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인 경쟁은 결국 어떻게 끝날까요? 한쪽이 반드시 사라져야 할까요? 다음 개념에서 생태적 지위와 경쟁 배타를 다룹니다. 이 상호작용들이 모여 만든 전체 모습은 군집의 구조에서, 그 군집이 시간에 따라 바뀌는 과정은 천이에서 이어집니다.

틀린 내용이나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문의하기로 알려 주세요. 확인한 뒤 고치고, 고친 날짜를 위에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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