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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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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 — 지방·인지질·스테로이드

송준호(송쌤)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대표

지금까지 본 탄수화물은 단량체가 반복해서 이어진 진짜 중합체였죠. 지질은 조금 다릅니다. 지방, 인지질, 스테로이드 — 생김새도 역할도 완전히 제각각인 이 셋을 "지질"이라는 이름 하나로 묶는 이유는 딱 하나, 전부 물을 싫어하는(소수성) 성질을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단량체가 반복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부터 짚고 시작하겠습니다.

지방 — 에너지를 오래 저장하는 창고

지방은 글리세롤(glycerol) 1분자에 지방산(fatty acid) 3분자가 탈수축합반응(에스터결합)으로 붙은 구조입니다. 지방산 사슬에 탄소 간 이중결합이 없으면 포화지방산, 하나 이상 있으면 불포화지방산이라 부르는데, 불포화지방산은 이중결합 부위(주로 cis 형태)가 사슬을 꺾어놓아서 상온에서 액체(식물성 기름)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고, 포화지방산은 사슬이 곧게 뻗어 있어 상온에서 고체(동물성 지방)로 굳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질량으로 비교하면 지방이 탄수화물보다 2배 이상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서, 장기적인 에너지 저장에는 지방 쪽이 훨씬 유리합니다.

트라이글리세리드(중성지방)의 구조 — 글리세롤에 지방산 3개가 에스터결합으로 연결됨

출처: Wikimedia Commons, 저작자: Emeldir, Public domain — 원본 보기

글리세롤에 스테아르산 두 개와 올레산 한 개가 에스터결합으로 연결된 트라이글리세리드 뼈대 구조식과 올레산의 cis 이중결합에서 꺾이는 사슬, 곧은 포화지방 사슬은 빽빽하게 쌓여 고체가 되고 꺾인 불포화지방 사슬은 틈을 남겨 액체가 되는 비교

글리세롤 + 지방산 3개(에스터결합) — cis 이중결합이 있는 불포화지방산은 사슬이 꺾인다 — 송쌤생명과학 자체 제작

글리세롤의 OH 세 개와 지방산 세 개의 COOH가 만나 각각 글리세롤의 H와 지방산의 OH가 물 1분자로 빠져나가며 에스터결합 3개로 지방(트라이글리세리드)이 되는 탈수축합반응과, 반대로 물 3분자가 들어가 에스터결합이 끊어지는 가수분해를 위아래 화살표로 나타낸 그림

물 3분자가 빠지면 지방(탈수축합반응), 물 3분자가 들어가면 다시 글리세롤과 지방산으로 분리(가수분해) — 송쌤생명과학 자체 제작

인지질 — 지방과 닮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한 곳

인지질은 사실 지방과 골격이 거의 같습니다. 글리세롤에 지방산이 붙는 것까지는 똑같은데, 지방산 3개 중 하나가 인산기를 포함한 머리로 바뀌어 있다는 게 차이예요. 이 머리 부분은 친수성이라 물과 잘 섞이고, 나머지 지방산 꼬리 부분은 여전히 소수성이라 물을 밀어냅니다. 한 분자 안에 물을 좋아하는 부분과 싫어하는 부분이 공존하는 셈인데, 이런 성질을 양친매성(amphipathic)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이 양친매성 덕분에 물속에서 인지질은 꼬리끼리 마주 보고 머리는 바깥의 물과 접하는 인지질 이중층을 저절로 만들어냅니다 — 이게 바로 세포막의 기본 골격이에요.

인지질 이중층 단면도 — 소수성 꼬리끼리 마주 보고 친수성 머리가 물과 접함

출처: Wikimedia Commons, 저작자: Masur, Public domain — 원본 보기

스테로이드 — 아예 다른 골격

지방·인지질과 달리 스테로이드는 생김새 자체가 다릅니다. 탄소 고리 4개(6각형 3개, 5각형 1개)가 붙어 있는 골격을 공통으로 가지고, 여기에 어떤 곁가지가 붙느냐에 따라 종류가 갈립니다. 세포막 유동성을 조절하는 콜레스테롤이 가장 대표적이고, 이 콜레스테롤을 원료 삼아 에스트로젠·테스토스테론 같은 성호르몬은 물론 담즙산염(쓸개즙)과 비타민 D까지 만들어집니다.

A·B·C 세 개의 6각 고리와 D 5각 고리가 붙은 스테로이드 공통 골격, 그리고 같은 골격에 하이드록시기·이중결합·탄소 8개 곁사슬이 붙은 콜레스테롤 뼈대 구조식

스테로이드 공통 골격(6각 고리 3개 + 5각 고리 1개)과 콜레스테롤 — 송쌤생명과학 자체 제작

쌤 한마디: 콜레스테롤을 무조건 나쁜 것처럼 배웠다는 학생들이 많은데, 그건 절반만 맞는 얘기입니다. 콜레스테롤 자체는 세포막 유지와 호르몬 합성에 꼭 필요한 물질이고, 문제가 되는 건 특정 지단백질(LDL)이 과도할 때예요. "콜레스테롤 = 나쁨"이 아니라 "과도한 LDL = 문제"라는 걸 구분해서 알아두세요.

정리하면 지방은 글리세롤+지방산 3개로 에너지 저장에, 인지질은 글리세롤+지방산 2개+인산기로 세포막 골격에, 스테로이드는 탄소 고리 4개 골격으로 막 성분 조절과 호르몬 신호전달에 쓰입니다. 셋 다 소수성이라는 공통점으로 묶여 있을 뿐, 실제로는 서로 완전히 다른 일을 하는 분자들이라는 걸 기억해두면 좋겠습니다.

틀린 내용이나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문의하기로 알려 주세요. 확인한 뒤 고치고, 고친 날짜를 위에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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