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합체의 합성(탈수축합)과 분해(가수분해)
송준호(송쌤)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대표
앞으로 몇 편에 걸쳐 탄수화물, 지질, 단백질, 핵산을 하나씩 다룰 텐데, 그 전에 먼저 공통 규칙 하나를 확실히 잡고 가겠습니다. 이 네 가지 고분자는 각자 생김새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다르지만, 만들어지고 분해되는 방식만큼은 사실상 똑같은 패턴을 따릅니다. 이 패턴 하나만 이해해두면 나머지 글들이 훨씬 쉬워집니다.
단량체가 이어져 중합체가 된다
탄수화물의 단당류, 지질의 지방산·글리세롤, 단백질의 아미노산, 핵산의 뉴클레오타이드 — 고분자마다 각자 고유한 단량체가 있습니다. 이 단량체가 사슬처럼 길게 이어지면 중합체가 되는데, 같은 종류의 단량체가 수십에서 수천 개까지 연결된 거대한 분자를 통틀어 생체 거대 분자라고 부릅니다. 세포 입장에서는 몇 가지 안 되는 단량체를 레고 블록처럼 다양한 순서와 조합으로 이어 붙여서, 완전히 다른 기능을 가진 중합체를 만들어내는 셈이죠.
결합이 생길 때는 물이 빠져나갑니다
두 단량체가 결합할 때, 한쪽의 -OH(수산기)에서 수소 원자가, 다른 쪽에서 -OH 전체가 떨어져 나와 물 분자 하나를 이룹니다. 물이 빠져나간 그 자리에 새로운 공유결합이 생기는 건데, 이 반응을 탈수축합반응(dehydration reaction)이라고 합니다. 세포 안에서 이 반응이 저절로, 빠르게 일어나지는 않고 항상 특정 효소가 촉매로 붙어야 진행된다는 점도 기억해두세요.

출처: Wikimedia Commons, 저작자: YassineMrabet, Public domain — 원본 보기
반대로 분해될 때는 물이 들어갑니다
가수분해는 탈수축합반응을 그대로 거꾸로 돌린 과정입니다. 단량체 사이 결합 부위에 물 분자가 끼어들면서 H는 한쪽 단량체에, OH는 다른 쪽에 붙고 결합이 끊어집니다. 우리가 밥을 먹으면 다당류가 포도당 같은 단당류로, 고기를 먹으면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쪼개지는 게 다 이 가수분해입니다. 이렇게 분해된 단량체는 소장에서 흡수돼서, 다시 우리 몸을 이루는 새로운 중합체의 재료로 쓰입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저작자: RWhitwam, CC BY-SA 4.0 — 원본 보기
쌤 한마디: "단량체 개수가 늘면 탈수축합, 줄면 가수분해"라고만 외우면 반은 맞고 반은 부족합니다. 진짜 기준은 개수가 아니라 물의 방향이에요 — 결합이 생기며 물이 빠지면 탈수축합, 결합이 끊기며 물이 더해지면 가수분해입니다.
탄수화물·지질·단백질·핵산은 단량체의 종류도, 결합 방식도 전부 다릅니다. 그런데도 "탈수축합으로 합성되고 가수분해로 분해된다"는 이 틀만큼은 넷 다 똑같이 따릅니다. 다음 글부터 당·다당류, 지방·인지질, 단백질 구조를 하나씩 볼 텐데, 그때마다 "이 고분자의 단량체는 뭐고, 어떤 결합으로 이어지지?"를 이 틀에 대입해보면 훨씬 수월하게 이해될 겁니다.
틀린 내용이나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문의하기로 알려 주세요. 확인한 뒤 고치고, 고친 날짜를 위에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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