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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는 왜 자기만의 DNA를 갖고 있을까 — 세포내공생설

송준호(송쌤)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대표

지금까지 본 소기관들은 전부 진핵세포 자신의 DNA로 만들어진 부품입니다. 그런데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는 좀 다릅니다. 이 둘은 세포 안에 독자적인 원형 DNA와 독자적인 리보솜을 따로 갖고 있어요. 왜 이 두 소기관만 이런 예외적인 특징을 가졌을까요? 답은 이 둘이 원래 다른 세포였다는 데 있습니다.

세포내공생설 — 원래는 두 개의 독립된 세포였다

세포내공생설(endosymbiotic theory)은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가 약 15억~20억 년 전 더 큰 원핵세포에 삼켜졌지만 소화되지 않고 살아남은 세균이었다고 설명합니다. 처음엔 숙주세포 안에서 그냥 얹혀사는 관계였다가, 시간이 지나며 서로 떼려야 뗄 수 없이 의존하는 하나의 세포로 합쳐졌다는 거예요. 억지스러운 가설처럼 들릴 수 있지만, 근거가 꽤 탄탄합니다.

  • 이중막 구조 — 내막은 원래 그 세균 자신의 세포막입니다. 외막은 숙주세포가 삼킬 때 감쌌던 막의 흔적이라고 설명하는 교과서가 많지만, 외막의 통로 단백질(포린)이 세균 외막의 단백질과 닮아서 외막도 세균 자신의 바깥막에서 왔다고 보는 견해가 지금은 유력합니다. 어느 쪽이든 두 겹의 막은 삼켜진 세균의 흔적이라는 점은 같습니다.
  • 독자적인 원형 DNA — 진핵세포 핵의 DNA처럼 히스톤에 감겨 있지 않고, 세균처럼 원형이며 히스톤이 없습니다.
  • 세균형 리보솜(70S) — 세포질의 진핵생물형 리보솜(80S)과 크기·구성이 다르고, 오히려 세균 리보솜과 닮았습니다.
  • 독자적인 이분열 — 세포 주기와 별개로 세균처럼 스스로 둘로 나뉘어 증식합니다.

세포내공생설: 숙주세포가 호기성 세균을 삼켜 소화하지 않고 함께 살면서 미토콘드리아가 되고, 그 일부가 광합성 세균을 또 삼켜 엽록체를 갖게 되어 식물·조류가 된 과정. 아래에는 이중막, 히스톤 없는 원형 DNA, 세균형 70S 리보솜, 스스로 하는 이분열이라는 네 가지 근거

삼켜진 호기성 세균은 미토콘드리아로, 광합성 세균은 엽록체로 — 그리고 세균과 닮은 네 가지 근거 — 송쌤생명과학 자체 제작

미토콘드리아 — 세포호흡으로 ATP를 뽑아내는 곳

미토콘드리아는 외막과 내막 두 겹으로 싸여 있는데, 내막이 안쪽으로 주름져 크리스타라는 구조를 이룹니다. 막을 평평하게 두지 않고 주름을 잡은 이유는 이전 글에서 봤던 원리와 똑같아요 — 표면적을 최대한 늘려야 그 위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전자전달계)의 효율이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내막 안쪽 공간을 기질(matrix)이라 부르고, 여기서 시트르산 회로가 진행됩니다. 세포호흡을 통해 유기물에 저장된 에너지를 ATP로 뽑아내는 게 미토콘드리아의 역할입니다.

미토콘드리아의 구조 — 외막, 내막, 크리스타, 기질

출처: Wikimedia Commons, 저작자: Kelvinsong(수정: Sowlos), CC BY-SA 3.0 — 원본 보기

엽록체 — 빛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바꾸는 곳

엽록체도 이중막 구조지만, 내부에 미토콘드리아에는 없는 독특한 구조가 하나 더 있습니다. 동전을 쌓아놓은 듯한 막 주머니 더미인 그라나, 그리고 그 그라나를 이루는 낱장 하나하나가 틸라코이드입니다. 틸라코이드 막에서 빛에너지를 흡수해 전자를 전달하는 빛반응이 일어나고, 틸라코이드를 둘러싼 액체 공간인 스트로마에서 캘빈 회로가 진행됩니다.

엽록체의 구조 — 외막, 내막, 그라나, 틸라코이드, 스트로마

출처: Wikimedia Commons, 저작자: Kelvinsong, CC BY 3.0 — 원본 보기

서로 반대 방향으로 에너지를 다루는 한 쌍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를 나란히 보면 재미있는 대칭이 보입니다. 미토콘드리아는 유기물을 분해해서 나온 에너지로 ATP를 만들고(이화), 엽록체는 빛에너지를 써서 이산화탄소로 유기물을 만듭니다(동화) — 방향은 정반대지만, 둘 다 막을 사이에 둔 수소 이온 농도 기울기를 이용해 ATP를 합성하는 화학삼투라는 똑같은 전략을 씁니다. 이 화학삼투의 자세한 메커니즘은 세포호흡과 광합성을 각각 다루는 다음 챕터들에서 이어집니다.

구분미토콘드리아엽록체
내부 주름/구조크리스타(내막의 주름)그라나(틸라코이드 더미)
내부 액체 공간기질(matrix)스트로마
에너지 변환 방향유기물 → ATP (이화)빛에너지 → 유기물 (동화)
존재하는 생물거의 모든 진핵생물식물, 조류 등 광합성 진핵생물
쌤 한마디: "그럼 엽록체를 가진 세포는 미토콘드리아가 없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아닙니다. 식물세포도 세포호흡을 하기 때문에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를 둘 다 갖고 있어요. 엽록체는 빛이 있을 때 유기물을 "만드는" 역할이고, 미토콘드리아는 그렇게 만들어진(또는 외부에서 흡수한) 유기물을 "써서" ATP를 얻는 역할이라 서로 대체 관계가 아니라 협력 관계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세포 안에서 물리적으로 힘을 만들고 구조를 지지하는 세포골격을 살펴보겠습니다.

틀린 내용이나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문의하기로 알려 주세요. 확인한 뒤 고치고, 고친 날짜를 위에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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