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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는 왜 이렇게 작을까 — 원핵세포·진핵세포와 표면적 대 부피 비

송준호(송쌤)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대표

지난 글에서 현미경과 세포분획법으로 세포를 "어떻게 들여다보는지"를 봤으니, 이제 실제로 안을 들여다볼 차례입니다. 그런데 그 전에 짚고 넘어갈 질문이 하나 있어요. 세포는 왜 하나같이 이렇게 작을까요? 코끼리 세포가 쥐 세포보다 딱히 크지 않다는 걸 알면 다들 의아해합니다 — 몸집이 큰 건 세포가 커서가 아니라 세포 수가 많아서라는 거죠. 그럼 애초에 세포 하나는 왜 더 커지지 못하는 걸까요.

표면적은 제곱으로, 부피는 세제곱으로

세포가 살아가려면 세포막을 통해 영양분과 산소를 들여오고 노폐물을 내보내야 합니다. 이 물질 교환이 일어나는 창구가 세포막의 표면적이고, 정작 그 물질을 써서 돌아가야 하는 대사 활동의 규모는 세포 부피에 비례합니다. 문제는 이 둘이 세포가 커질 때 똑같은 속도로 늘지 않는다는 거예요. 한 변의 길이가 L인 정육면체로 단순화해서 생각하면, 표면적은 L², 부피는 L³이니까 길이가 2배로 늘면 표면적은 4배지만 부피는 8배가 됩니다. 세포가 커질수록 표면적(공급 창구)이 부피(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어느 한계를 넘어서면 세포 중심부까지 산소와 영양분을 제때 공급할 수가 없습니다. 몸집을 키우고 싶은 생물이 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뿐이에요. 세포 하나를 무작정 키우는 대신 작은 세포를 아주 많이 만들어 늘어놓거나, 아니면 세포 내부를 잘게 나눠서 표면적 자체를 추가로 확보하는 것입니다. 다세포생물이 몸집을 키우는 전략이 전자라면, 진핵세포가 발달시킨 전략은 후자입니다.

원핵세포와 진핵세포를 가르는 기준은 딱 하나

세포를 크게 두 무리로 나누는 기준은 여러 개가 아니라 사실상 하나예요 — 유전물질이 핵막이라는 막에 싸여 있느냐입니다. 세균과 고세균으로 이루어진 원핵세포는 핵막은 물론 막으로 둘러싸인 세포소기관이 거의 없습니다. DNA는 세포질 안의 의사핵(nucleoid)이라는 영역에 그냥 뭉쳐 있을 뿐이에요. 반면 동물·식물·균류·원생생물의 진핵세포는 핵막으로 싸인 뚜렷한 핵을 갖고, 그 안에 미토콘드리아·소포체·골지체 같은 막성 소기관들이 저마다의 구역을 이루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원핵세포(세균)의 구조 — 핵막 없이 세포질에 노출된 의사핵

출처: Wikimedia Commons, 저작자: Mariana Ruiz (LadyofHats), Public domain — 원본 보기

크기 차이도 상당합니다. 원핵세포는 보통 1~10㎛인데 진핵세포는 10~100㎛ 정도로, 부피로 치면 진핵세포가 수천 배 더 큰 경우도 흔해요. 앞서 표면적 대 부피 비 이야기를 먼저 꺼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진핵세포가 원핵세포보다 훨씬 크면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가, 바로 내부를 막으로 잘게 나눠 표면적을 늘리는 전략 덕분이거든요.

구분

원핵세포

진핵세포

핵막

없음

있음 (뚜렷한 핵)

막성 세포소기관

거의 없음

다양하게 발달

대표 생물

세균, 고세균

동물·식물·균류·원생생물

일반적 크기

1~10㎛

10~100㎛

왜 굳이 막으로 나눠야 했을까

단순히 표면적을 벌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세포 안에서는 서로 조건이 맞지 않는 화학 반응이 동시에 진행돼야 해요. 예를 들어 리소좀 안은 가수분해효소가 일하기 좋은 산성 환경이어야 하는데, 이 환경이 세포질 전체로 새어 나가면 세포 자신의 단백질까지 분해되고 맙니다. 소기관마다 막으로 독립된 구역을 만들어두면 이런 상반된 조건을 한 세포 안에서 동시에 유지할 수 있어요. 각 소기관이 특정 기능에만 집중하도록 특화되니 효율도 따라 올라가고요. 결국 진핵세포의 복잡한 내부 구조는 장식이 아니라, 몸집을 키우면서도 서로 다른 화학적 환경을 한 세포 안에 공존시키기 위한 해결책인 셈입니다.

동물세포 모식도: 세포막 안에 핵막으로 싸인 핵, 핵을 감싼 거친면 소포체와 그 표면의 리보솜, 골지체, 미토콘드리아, 리소좀이 각각 막으로 둘러싸인 구역을 이루고, 세포질에는 막이 없는 자유 리보솜이 흩어져 있다

막으로 구획화된 동물세포 — 핵·소포체·골지체·미토콘드리아·리소좀은 막으로 싸여 있고, 리보솜은 막이 없다 — 송쌤생명과학 자체 제작

쌤 한마디: 시험에서 "원핵세포는 막성 세포소기관이 하나도 없다"를 곧이곧대로 외우면 리보솜에서 걸립니다. 리보솜은 막으로 싸여 있지 않아서 원핵세포에도 있어요 — "막성" 소기관이 없다는 거지, 소기관 자체가 하나도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제 이 구획들을 하나씩 열어볼 차례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진핵세포의 사령탑 역할을 하는 핵과, 그 지시를 받아 실제로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리보솜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틀린 내용이나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문의하기로 알려 주세요. 확인한 뒤 고치고, 고친 날짜를 위에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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