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안 보이는 세포를 어떻게 연구할까 — 현미경과 세포분획법
송준호(송쌤)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대표
세포는 대부분 맨눈으로 안 보입니다. 사람 세포 하나가 보통 10~20㎛인데, 사람 눈이 구분할 수 있는 최소 크기가 0.1mm(100㎛) 정도니까 어림잡아도 몇 배는 더 작은 거예요. 그래서 세포생물학의 역사는 사실상 "어떻게 이 작은 걸 들여다볼 것인가"를 해결해온 도구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확대만 많이 한다고 잘 보이는 게 아닙니다
여기서 학생들이 자주 헷갈리는 두 단어가 있어요. 확대율은 물체를 얼마나 크게 키워 보여주느냐이고, 분해능은 서로 가까이 있는 두 점을 별개의 점으로 구분해낼 수 있는 최소 거리입니다. 아무리 확대율을 높여도 분해능이 낮으면 이미지는 그냥 흐릿하게 커질 뿐이에요. 스마트폰 사진을 무리하게 확대하면 화질이 깨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보면 됩니다. 결국 현미경 성능을 가르는 진짜 기준은 확대율이 아니라 분해능입니다.
빛을 쓰느냐, 전자를 쓰느냐
광학현미경(LM)은 가시광선을 렌즈로 굴절시켜 상을 만듭니다. 빛의 파장 자체가 짧지 않다 보니 분해능은 약 0.2㎛ 정도가 한계예요. 대신 시료를 살아있는 상태 그대로 관찰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전자현미경(EM)은 빛 대신 전자빔을 씁니다. 전자의 파장이 가시광선보다 훨씬 짧아서 분해능이 몇 나노미터 수준까지 내려가고, 그만큼 세포소기관의 미세구조까지 들여다볼 수 있어요. 다만 시료를 진공 상태에 두고 관찰해야 해서 살아있는 세포는 볼 수 없고, 고정·건조 처리를 거친 시료만 가능합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저작자: Gannu03, CC BY-SA 4.0 — 원본 보기
전자현미경도 용도에 따라 둘로 나뉩니다. 투과전자현미경(TEM)은 전자빔이 시료를 얇게 자른 단면을 그대로 통과하게 해서, 세포 내부의 단면 구조를 아주 세밀하게 보여줍니다. 세포소기관 내부 구조를 다룬 교과서 사진 대부분이 TEM 이미지예요. 반대로 주사전자현미경(SEM)은 시료 표면에 전자를 쏘아 튕겨 나오는 신호를 모아 입체적인 표면 이미지를 만듭니다. 세포나 조직의 겉모습, 질감을 보고 싶을 때 SEM을 씁니다.
쌤 한마디: "전자현미경이 광학현미경보다 무조건 좋은 현미경이다"라고 단정하면 안 됩니다. 살아있는 세포의 움직임(예: 세포분열 과정)을 실시간으로 봐야 한다면 오히려 광학현미경이 유일한 선택지예요. 목적에 따라 도구를 고르는 거지, 성능 서열이 있는 게 아닙니다.
세포를 부수고 무게로 갈라낸다 — 세포분획법
현미경이 "생김새"를 보는 도구라면, 세포분획법은 "어떤 소기관이 어떤 일을 하는지"를 알아내는 도구입니다. 방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세포를 물리적으로 파쇄한 뒤, 그 액체를 원심분리기에 넣고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돌립니다. 무겁고 큰 소기관(핵 등)이 먼저 가라앉고, 그다음 미토콘드리아나 엽록체처럼 중간 크기, 마지막으로 리보솜처럼 작고 가벼운 것들이 가장 늦게 가라앉아요. 이렇게 단계별로 침전물을 걷어내면 소기관을 종류별로 비교적 순수하게 분리할 수 있습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저작자: Karbohut, CC BY-SA 4.0 — 원본 보기
이렇게 분리해낸 각 분획을 화학적으로 분석하면, 예를 들어 "단백질 합성은 리보솜이 많은 분획에서 활발하다"는 식으로 특정 기능을 특정 소기관에 대응시킬 수 있습니다. 미토콘드리아가 세포호흡의 장소라는 것도, 결국 이런 세포분획법 실험으로 확인된 사실이에요. 현미경으로 "어떻게 생겼는지"를 보고, 세포분획법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를 알아내는 것 — 이 두 도구가 세포생물학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든 두 축입니다.
틀린 내용이나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문의하기로 알려 주세요. 확인한 뒤 고치고, 고친 날짜를 위에 남깁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이 개념과 이어지는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