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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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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과 리보솜 — 설계도 보관소와 제작 공장

송준호(송쌤)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대표

지난 글에서 진핵세포는 막으로 잘게 나뉜 구획들의 집합이라고 했었죠. 이번엔 그 구획 중에서도 가장 먼저 봐야 할 두 곳, 핵과 리보솜을 보겠습니다. 이 둘을 묶어서 보는 이유가 있어요. 핵이 설계도(DNA)를 보관하고 그때그때 필요한 부분만 복사해서 내보내는 곳이라면, 리보솜은 그 복사본을 받아 실제 단백질을 조립하는 곳입니다. 하나가 없으면 다른 하나도 의미가 없어요.

핵 — 이중막으로 싸인 도서관

핵은 진핵세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소기관입니다. 겉을 핵막이 감싸고 있는데, 이 핵막은 막 하나가 아니라 두 겹의 지질이중층으로 된 이중막이에요. 그냥 막혀만 있으면 안이 고립되니, 곳곳에 핵공(nuclear pore)이라는 통로가 뚫려 있어서 RNA와 단백질 같은 큰 분자들이 정해진 방향으로 드나듭니다. 아무나 통과하는 구멍이 아니라, 핵공 복합체가 물질을 선별해서 통과시키는 검문소에 가깝다고 보면 됩니다.

세포핵의 구조 — 핵막, 핵공, 염색질, 핵소체

출처: Wikimedia Commons, 저작자: Mariana Ruiz (LadyofHats), Public domain — 원본 보기

핵 안에는 DNA가 단백질(주로 히스톤)과 결합한 상태로 풀어져 있는데 이 복합체를 염색질이라고 부릅니다. 세포가 분열할 때가 되면 이 염색질이 촘촘하게 응축되면서 눈에 보이는 막대 모양의 염색체가 되는 것뿐이지, 평소엔 핵 전체에 실처럼 풀어져 있어요. 그리고 핵 안에는 막으로 따로 싸이지 않은 진한 영역이 하나 있는데, 이게 핵소체 또는 인(nucleolus)입니다. 여기서 rRNA를 합성하고 단백질과 결합시켜 리보솜의 큰 소단위·작은 소단위를 조립한 뒤, 완성 직전 상태로 핵공을 통해 세포질로 내보냅니다.

핵을 "유전정보의 센터"라고 부르는 이유는 단순히 DNA를 담아두는 창고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세포가 어떤 유전자를 언제 읽을지 조절하는 일도 핵 안에서 일어나요. DNA 전체를 세포질로 내보내는 게 아니라, 필요한 유전자만 전사해서 mRNA라는 사본만 핵공 밖으로 내보내는 방식이거든요. 원본은 안전하게 핵 안에 남겨두고 사본만 유통시키는 셈입니다.

리보솜 — 막이 없는 단백질 공장

핵에서 나온 mRNA가 향하는 곳이 리보솜입니다. 리보솜은 rRNA와 단백질로 이루어진 큰 소단위와 작은 소단위 두 조각이 결합해서 만들어지는데, 다른 세포소기관들과 달리 막으로 둘러싸여 있지 않아요. 그래서 원핵세포에도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습니다(막성 소기관이 아니니까요). mRNA의 유전암호를 읽어서 그 순서대로 아미노산을 하나씩 연결해 폴리펩타이드를 만드는 게 리보솜의 일이고, 이 과정을 번역이라고 부릅니다.

번역 중인 리보솜: 큰 소단위와 작은 소단위 사이로 5'에서 3' 방향의 mRNA가 지나가고, 큰 소단위의 E·P·A 자리 중 P 자리 tRNA에 자라는 폴리펩타이드가, A 자리 tRNA에 새 아미노산이 붙어 있으며 tRNA의 안티코돈이 mRNA 코돈과 짝을 이룬다

큰 소단위와 작은 소단위 사이로 mRNA가 지나가고, tRNA가 가져온 아미노산이 하나씩 이어진다 — 송쌤생명과학 자체 제작

여기서 학생들이 자주 오해하는 부분이 있어요. 리보솜을 "자유 리보솜"과 "부착 리보솜" 두 종류로 태어나는 별개의 소기관처럼 외우는 경우가 많은데, 구조 자체는 완전히 똑같습니다. 차이는 그 리보솜이 지금 무슨 단백질을 만들고 있느냐, 그러니까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지에 달려 있어요.

세포질에 그냥 떠서 번역하면 자유 리보솜이라 부르고, 그 결과물은 대개 세포질 안에서 쓰일 단백질입니다.
반대로 만들어지는 폴리펩타이드가 분비되거나 막에 박히거나 다른 소기관으로 보내져야 하는 경우엔, 리보솜이 번역 도중 조면소포체 표면에 달라붙어서 계속 작업을 이어가요 — 이때는 부착 리보솜이라고 부릅니다.
즉 리보솜이 이동하는 게 아니라, 만들고 있는 단백질의 운명에 따라 자리를 잡는다고 이해하는 게 정확합니다.

쌤 한마디: "핵이 사령탑, 리보솜이 공장"이라는 비유는 편하긴 한데, 이것 때문에 핵이 단백질을 직접 만든다고 착각하면 안 됩니다. 핵은 설계도(mRNA)만 내보낼 뿐이고, 실제 조립은 100% 세포질에 있는 리보솜에서 일어나요.

핵에서 전사된 mRNA가 핵공을 빠져나와 세포질의 리보솜에 도달하고, 그 정보를 리보솜이 읽어 단백질로 번역하는 것 — 이 흐름 하나가 사실상 유전정보가 실제 기능으로 바뀌는 전 과정의 핵심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부착 리보솜이 만든 단백질들이 이후 어디로 어떻게 이동하는지, 소포체와 골지체로 이어지는 세포내막계를 살펴보겠습니다.

틀린 내용이나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문의하기로 알려 주세요. 확인한 뒤 고치고, 고친 날짜를 위에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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