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델 유전의 염색체설 — 유전자는 염색체 위에 있다
송준호(송쌤)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대표
멘델은 "유전 인자"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몰랐습니다. 그저 입자처럼 행동한다는 것만 알았죠. 그 인자가 실제로 어디 있는지 밝혀지기까지 40년 가까이 걸렸습니다.
두 사람이 같은 것을 알아챘다
1900년 멘델이 재발견될 무렵, 현미경 기술이 발전하면서 감수분열 과정이 관찰되기 시작했습니다. 1902년 월터 서턴과 테오도어 보베리가 각각 이상한 일치를 발견했어요. 염색체가 움직이는 방식과 멘델의 인자가 행동하는 방식이 똑같았습니다.
| 멘델의 인자 | 염색체 |
|---|---|
| 개체마다 쌍으로 존재 | 상동염색체로 쌍을 이룸 |
| 배우자 형성 시 분리 | 후기 I에서 상동염색체가 분리 |
| 형질끼리 독립적으로 배분 | 중기 I에서 쌍마다 무작위 배열 |
| 수정으로 쌍이 회복 | 수정으로 2n 회복 |
이 대응이 우연일 리 없다는 것이 유전의 염색체설입니다. 멘델의 법칙은 사실 감수분열 중 염색체의 행동을 기술한 것이었어요.
그런데 증거가 부족했다
문제는 이게 아직 대응 관계일 뿐이었다는 점입니다. 특정 유전자가 특정 염색체에 있다는 걸 직접 보여준 사람은 없었어요. 회의적인 학자도 많았습니다.
모건과 초파리
결정적 증거는 1910년경 토머스 헌트 모건의 실험실에서 나왔습니다. 모건은 초파리를 골랐는데, 이 선택이 절묘했어요.
- 한 세대가 약 2주로 짧고, 한 번에 수백 마리의 자손을 낳는다
- 기르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 염색체가 단 4쌍이라 추적하기 쉽다
모건은 몇 년간 자연적인 돌연변이가 나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다 눈이 흰색인 수컷 한 마리를 발견해요. 야생형(정상)은 붉은 눈이었죠. 참고로 이때부터 집단에서 가장 흔한 형질을 야생형, 드문 변이형을 돌연변이형이라 부르는 관행이 자리 잡았습니다.

모건의 초파리 교배 실험 — 흰눈 수컷과 붉은눈 암컷의 F1·F2 결과 — 송쌤생명과학 자체 제작
결과가 이상했다
흰눈 수컷과 붉은눈 암컷을 교배하자 F1은 모두 붉은 눈이었습니다. 여기까진 예상대로예요. 붉은 눈이 우성이라는 뜻입니다.
F1끼리 교배한 F2에서 붉은 눈과 흰 눈이 3 : 1로 나왔습니다. 이것도 멘델 그대로죠. 그런데 하나가 이상했어요.
흰 눈은 전부 수컷이었습니다. 암컷 중에는 흰 눈이 한 마리도 없었어요.
모건의 해석
멘델의 법칙만으로는 이 성별 편중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모건은 이렇게 추론했어요. 눈 색깔 유전자가 X 염색체 위에 있고, Y에는 대응하는 유전자가 없다면?
그러면 수컷(XY)은 X를 하나만 가지므로 그 하나가 흰눈 대립유전자면 곧바로 흰 눈이 됩니다. 가려줄 짝이 없으니까요. 반면 암컷(XX)은 두 개 다 흰눈이어야 흰 눈이 되고, 이 실험 설계에서는 그런 조합이 F2에 나올 수 없었습니다.
이게 특정 유전자를 특정 염색체에 연결한 최초의 사례였습니다. 염색체설은 이때부터 가설이 아니라 확립된 이론이 됐어요.
여기서 열리는 것들
모건의 발견은 두 방향으로 이어집니다. 하나는 성염색체에 있는 유전자의 독특한 유전 양상, 즉 반성유전이에요(개념 15.2). 다른 하나는 같은 염색체에 있는 유전자들이 함께 움직인다는 사실 — 멘델의 독립의 법칙이 깨지는 경우인 연관입니다(개념 15.3). 두 주제 모두 초파리 실험실에서 나왔습니다.
쌤 한마디 — 모건은 처음에 염색체설을 믿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반박하려고 실험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자기 데이터가 정반대를 가리키자 입장을 바꿨고, 결국 1933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습니다. 자기 가설을 반증하는 데이터를 받아들인 과학자의 사례로 자주 인용되는 이야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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