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의 전달 — 무성생식과 유성생식은 무엇이 다른가
송준호(송쌤)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대표
부모와 자식은 닮습니다. 그런데 똑같지는 않죠. 이 뻔한 사실 안에 유전학 전체가 들어 있습니다. 닮는 쪽을 유전(heredity), 닮지 않는 쪽을 변이(variation)라 부르고, 이 둘이 왜 동시에 나타나는지를 설명하는 게 앞으로 몇 개 장의 목표예요.
부모가 물려주는 건 형질이 아니라 정보다
여기서 학생들이 자주 헷갈립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쌍꺼풀"을 물려주는 게 아니에요. 물려주는 건 DNA 염기서열이고, 그 서열이 발생 과정에서 읽혀 형질로 나타나는 겁니다. 유전 정보의 단위가 유전자(gene)이고, 각 유전자가 염색체 위에 자리 잡은 특정 위치를 유전자좌(locus)라고 해요. 사람의 정자나 난자 하나에는 약 30억 개의 염기쌍이 들어 있고, 이 정보가 통째로 다음 세대로 건너갑니다.
무성생식 — 복사본을 만드는 방식
부모가 하나뿐이고 자손이 부모와 유전적으로 동일한 방식이 무성생식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개체들을 클론(clone)이라 불러요. 히드라의 출아, 딸기의 기는줄기, 세균의 이분법이 모두 여기 해당합니다. 기반은 앞 장에서 배운 체세포분열이에요. 다만 "완전히 동일"은 이론상의 이야기고, 실제로는 복제 과정의 돌연변이 때문에 아주 낮은 확률로 차이가 생깁니다.
유성생식 — 반씩 모아서 하나로
부모 둘에게서 유전 정보를 받아 섞는 방식이 유성생식입니다. 여기서 반드시 풀어야 할 산수 문제가 하나 생겨요. 부모 세포가 각각 46개 염색체를 갖고 있는데 그냥 합치면 자식은 92개가 됩니다. 그다음 세대는 184개고요. 몇 세대만 지나도 감당이 안 됩니다.
그래서 유성생식을 하는 생물은 염색체 수를 절반으로 줄인 세포를 만들어 합칩니다. 이 절반짜리 세포가 배우자(gamete), 정자와 난자예요. 절반으로 줄이는 특별한 분열이 곧 다룰 감수분열입니다.

무성생식과 유성생식 비교 — 클론 형성 경로와 배우자 형성·수정 경로 — 송쌤생명과학 자체 제작
상동염색체 — 짝을 이루는 두 벌
사람의 체세포에는 46개의 염색체가 있습니다. 그런데 크기와 모양으로 정렬해보면 23쌍으로 딱 떨어져요. 이렇게 정렬해 배열한 것을 핵형(karyotype)이라 합니다.
같은 쌍을 이루는 두 염색체가 상동염색체(homologous chromosome)입니다. 길이와 동원체 위치가 같고, 같은 유전자좌에 같은 종류의 유전자가 놓여 있어요. 하나는 어머니에게서, 하나는 아버지에게서 온 겁니다.
여기서 정말 많이 걸리는 지점이 있어요. 상동염색체와 자매염색분체는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자매염색분체는 S기에 DNA를 복제해 만든 똑같은 복사본 두 개고, 상동염색체는 부모 각각에게서 온 서로 다른 두 염색체예요. 같은 위치에 눈 색깔 유전자가 있다는 점은 같지만, 한쪽은 갈색 대립유전자이고 다른 쪽은 파란색일 수 있습니다.
상염색체와 성염색체
23쌍 중 22쌍은 남녀 공통으로 갖는 상염색체(autosome)이고, 나머지 한 쌍이 성염색체입니다. 사람은 여성이 XX, 남성이 XY예요.
X와 Y는 상동염색체라고 부르긴 하지만 크기도 유전자 구성도 꽤 다릅니다. X에는 1,000개가 넘는 유전자가 있는 반면 Y에는 그보다 훨씬 적어요. 끝부분의 짧은 영역만 서로 대응되고, 감수분열 때는 그 영역으로 짝을 이룹니다. 이 비대칭이 나중에 반성유전이라는 독특한 양상을 만들어내는데, 개념 15.2에서 다룰 내용이에요.
2n과 n
상동염색체 두 벌을 모두 갖춘 세포를 2배체(diploid, 2n), 한 벌만 가진 세포를 반수체(haploid, n)라 합니다. 사람은 2n = 46, n = 23이에요.
주의할 게 있습니다. n은 염색체 개수지 DNA 양이 아닙니다. 정자가 막 만들어졌을 땐 염색체 23개가 각각 하나의 염색분체로 되어 있지만, 복제 직후의 세포는 같은 23개 염색체가 자매염색분체를 두 개씩 갖고 있어요. 둘 다 n = 23인데 DNA 양은 두 배 차이가 납니다. 염색체 수와 DNA 양을 따로 세는 습관을 지금 들여두면 감수분열 단계를 훨씬 편하게 따라갈 수 있어요.
쌤 한마디 — 무성생식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짝을 찾을 필요도, 절반을 버릴 필요도 없으니까요. 그런데도 복잡한 생물 대부분이 유성생식을 합니다. "왜 굳이?"라는 이 질문은 진화생물학에서 아직도 논쟁이 이어지는 큰 주제예요. 답의 실마리는 개념 13.4에서 다룹니다.
틀린 내용이나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문의하기로 알려 주세요. 확인한 뒤 고치고, 고친 날짜를 위에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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