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런의 구조와 휴지전위 — 왜 세포 안쪽이 음전하일까
송준호(송쌤)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대표
수업 첫 시간에 이렇게 묻습니다. "지금 이 순간, 아무 자극도 없이 가만히 있는 여러분의 뉴런 하나를 골라 안쪽과 바깥쪽 사이에 전압계를 대면 몇 볼트가 나올까요?" 대부분 "0이요"라고 답합니다. 자극이 없으니 전기도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아닙니다. 쉬고 있는 뉴런에도 이미 전압이 걸려 있습니다. 약 −70 mV. 마이너스가 붙은 이유는 세포 안쪽이 바깥쪽보다 음전하를 띠고 있다는 뜻이에요. 신경은 자극을 받아서 전기를 만드는 게 아니라, 미리 충전해 둔 전기를 자극이 왔을 때 터뜨리는 장치입니다. 그 충전 상태를 이해하는 것이 자극의 전달 단원 전체의 출발점입니다.
뉴런은 왜 이렇게 생겼을까
뉴런(neuron)은 신호를 받아 한 방향으로 길게 흘려보내도록 생긴 세포입니다. 모양의 각 부분이 그대로 기능이에요.
- 가지돌기(수상돌기) — 다른 뉴런에서 오는 신호를 받는 쪽. 수십~수천 갈래로 갈라져 있어서 입력을 많이 모읍니다.
- 신경세포체 — 핵과 대부분의 소기관이 있는 곳. 세포가 살아가는 살림이 여기서 돌아갑니다.
- 축삭둔덕 — 세포체에서 축삭이 시작되는 목 부분. 여기서 "쏠까 말까"가 결정됩니다. 마지막 글에서 다시 만날 중요한 자리예요.
- 축삭 — 신호를 멀리 실어 나르는 긴 케이블. 사람의 좌골신경 축삭은 1 m가 넘기도 합니다. 세포 하나가 그 길이라는 뜻이에요.
- 축삭말단 — 다음 세포에 신호를 넘기는 끝부분. 여기서 전기가 화학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뉴런 주변에는 뉴런보다 훨씬 많은 신경아교세포가 있습니다. 영양을 대고, 이온 환경을 정돈하고, 어떤 것은 축삭을 감싸 절연체를 만들죠. 그 절연체가 말이집이고, 세 번째 글의 주인공입니다.
휴지전위란 무엇을 잰 값인가
막전위(membrane potential)는 세포막을 사이에 둔 안팎의 전위차입니다. 항상 "바깥을 0으로 두고 안쪽이 몇 mV인가"로 씁니다. 그래서 −70 mV는 "안쪽이 바깥보다 70 mV 낮다"는 뜻이에요.
자극을 받지 않은 뉴런이 유지하는 이 값을 휴지전위(resting potential)라 하고, 이렇게 안팎으로 전하가 갈려 있는 상태를 분극(polarization)이라고 부릅니다. 포유류 뉴런에서 대략 −70 mV 근처이고, 세포 종류에 따라 −60 ~ −80 mV 사이에서 조금씩 다릅니다.
여기서 오해 하나를 먼저 털어야 합니다. "안쪽이 −70 mV면 세포 안에 음이온이 잔뜩, 바깥에 양이온이 잔뜩 있겠네"라고 읽으면 안 됩니다. 세포 안팎의 용액은 둘 다 전기적으로 거의 중성입니다. 전위차를 만드는 전하는 세포막 바로 안팎에 얇게 달라붙은 극소량이에요. 세포질 전체의 이온 조성을 바꿀 만큼 이동한 게 아닙니다. 이 점을 잡아두면 나중에 활동전위에서 "Na⁺가 들어와도 세포 안 Na⁺ 농도는 거의 안 변한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이해됩니다.
안팎의 이온 배치
포유류 뉴런의 대표적인 이온 농도는 이렇습니다.
| 이온 | 세포 안 | 세포 밖 | 기울기 방향 |
|---|---|---|---|
| K⁺ | 높다(약 140 mM) | 낮다(약 5 mM) | 안 → 밖으로 나가려 함 |
| Na⁺ | 낮다(약 15 mM) | 높다(약 150 mM) | 밖 → 안으로 들어오려 함 |
| Cl⁻ | 낮다 | 높다 | 밖 → 안으로 들어오려 함 |
| 단백질 음이온 | 많다 | 거의 없다 | 막을 못 지나감 |
K⁺는 안에 많고 Na⁺는 밖에 많다 — 이 두 줄만 정확히 외우면 이 단원의 절반은 끝납니다. 외우는 요령은 "칼륨은 집(cell) 안에, 나트륨은 바다(체액)에"예요.
가장 많이 틀리는 곳 — 펌프가 −70 mV를 만드는 게 아닙니다
여기가 시험에서 제일 많이 깨지는 지점입니다. "휴지전위가 왜 음수인가?"를 묻자마자 "Na⁺-K⁺ 펌프가 Na⁺ 3개를 내보내고 K⁺ 2개를 들여서 안쪽이 음전하가 된다"고 쓰는 답안이 정말 많아요. 절반만 맞고, 중요한 절반이 틀렸습니다.
펌프가 3Na⁺ 밖 / 2K⁺ 안으로 양전하를 한 번에 하나씩 순수하게 내보내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펌프 자체도 안쪽을 조금 더 음성으로 만들기는 해요. 하지만 그 직접 기여분은 전체 −70 mV 중 몇 mV 수준에 불과합니다. 휴지전위의 주역은 K⁺ 누출통로를 통한 K⁺의 유출입니다.
이유는 막의 선택적 투과성에 있습니다. 쉬고 있는 뉴런의 막에는 언제나 열려 있는 누출통로(leak channel)가 박혀 있는데, K⁺ 누출통로가 Na⁺ 누출통로보다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즉 휴지 상태의 막은 Na⁺보다 K⁺를 훨씬 잘 통과시켜요. 그러면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 K⁺는 안에 많으니 농도 기울기를 따라 확산으로 밖으로 새어 나갑니다.
- K⁺는 양이온입니다. 양전하가 빠져나가니 안쪽이 점점 음성이 됩니다.
- 안쪽에 남은 단백질 음이온은 막을 못 지나가 따라 나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음전하가 안에 고입니다.
- 안쪽이 음성이 될수록, 양이온인 K⁺를 전기적으로 붙잡는 힘이 커집니다.
- "나가려는 농도 힘"과 "붙잡는 전기 힘"이 같아지는 지점에서 순유출이 멈춥니다.
이 균형점이 평형전위(equilibrium potential)입니다. K⁺의 평형전위는 약 −90 mV, Na⁺의 평형전위는 약 +62 mV예요. 부호가 정반대인 이유가 보이시나요? K⁺는 나가면서 안쪽을 음으로, Na⁺는 들어오면서 안쪽을 양으로 끌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실제 휴지전위가 −90 mV가 아니라 −70 mV인 까닭도 설명됩니다. 막은 K⁺만 통과시키는 게 아니라 Na⁺도 조금은 통과시켜요. 막전위는 투과도가 큰 이온의 평형전위 쪽으로 끌려갑니다. K⁺ 투과도가 훨씬 크니 −90 mV 쪽에 가깝게 앉되, 새어 들어오는 Na⁺가 약간 위로 끌어올려 −70 mV에서 타협하는 겁니다. 이 문장 하나가 이 단원 전체를 관통합니다. 막전위를 움직이고 싶으면 이온의 양이 아니라 '어떤 이온에 대한 투과도'를 바꾸면 된다는 뜻이니까요. 다음 글의 활동전위는 정확히 이 원리로 일어납니다.
직접 확인해 보는 편이 빠릅니다. 이 사이트의 막전위 시뮬레이션에서 슬라이더로 Na⁺ 투과도를 올려 보세요. 이온 농도는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막전위가 양의 방향으로 끌려 올라가면서 탈분극이 일어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K⁺ 투과도를 올리면 −90 mV 쪽으로 내려가고요.

주역은 펌프가 아니라 칼륨 누출통로다 — 송쌤생명과학 자체 제작
그럼 Na⁺-K⁺ 펌프는 왜 필요한가
"주역이 아니라면 펌프는 없어도 되나요?" 당연히 아닙니다. 펌프가 없으면 몇 분 안에 신경은 완전히 죽습니다. 역할이 다를 뿐이에요.
K⁺ 유출이 휴지전위를 만들려면 애초에 "K⁺가 안에 많고 밖에 적다"는 농도 기울기가 존재해야 합니다. 그 기울기를 ATP를 써서 계속 다시 세워 놓는 것이 펌프의 일입니다. 누출통로로 K⁺가 조금씩 새어 나가고 Na⁺가 조금씩 새어 들어오는데, 펌프가 그만큼을 반대로 퍼내고 퍼넣어 원상복구시키죠.
쌤 한마디 — 저는 이걸 "댐과 펌프"로 설명합니다. 전기를 만드는 건 물이 떨어지는 낙차(= K⁺ 농도 기울기)이고, 발전은 수문(= K⁺ 누출통로)을 열어야 일어납니다. 펌프는 발전기가 아니라, 흘러내린 물을 밤새 위로 퍼 올려 다음 날 낙차를 유지해 주는 장치예요. "펌프는 전위를 만드는 게 아니라 전위를 만들 조건을 유지한다." 서술형에서 이 한 문장을 쓰면 점수가 갈립니다.
정리하면
휴지 상태의 뉴런은 안쪽이 바깥보다 약 −70 mV 낮은 분극 상태입니다. 이 전위는 Na⁺-K⁺ 펌프가 직접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K⁺ 누출통로가 Na⁺ 누출통로보다 훨씬 많아 K⁺가 주로 빠져나가면서 생긴 결과예요. 펌프는 그 유출을 가능하게 하는 농도 기울기를 ATP로 계속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핵심은 "막전위 = 투과도가 큰 이온의 평형전위 쪽으로 끌려간 값"이라는 관점입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나오죠. 투과도를 확 뒤집어 버리면 어떻게 될까? 다음 개념에서 활동전위 — 전부 아니면 전무, 그리고 모양이 늘 같은 이유로 이어집니다. 막 자체의 구조가 흐릿하다면 세포막의 구조부터 다시 보고 오시면 훨씬 빨리 붙습니다.
틀린 내용이나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문의하기로 알려 주세요. 확인한 뒤 고치고, 고친 날짜를 위에 남깁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이 개념과 이어지는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