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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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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을 묻는 두 가지 질문 — "어떻게"와 "왜"

송준호(송쌤)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대표

수업 첫 시간에 이 질문을 던집니다. "봄에 수컷 새가 아침마다 노래합니다. 새는 왜 노래할까요?" 손이 갈립니다. 한쪽은 "낮이 길어지면서 호르몬이 나와서요"라고 답하고, 다른 쪽은 "암컷을 부르려고요"라고 답해요. 그러면 제가 묻습니다. "둘 중에 누가 틀렸습니까?"

교실이 조용해집니다. 대개 한쪽이 맞고 한쪽은 틀렸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둘 다 맞습니다. 서로 경쟁하는 답이 아니라, 애초에 다른 질문에 대한 답이에요. 행동생태학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합니다. 이 장 전체를 떠받치는 뼈대이니, 여기만큼은 확실히 잡고 넘어가겠습니다.

같은 행동, 두 층위의 질문

동물의 행동을 설명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 근접 원인(proximate cause) — "어떻게 그 행동이 일어나는가"를 묻습니다. 어떤 자극이 들어왔고, 어떤 신경 회로가 작동했고, 어떤 호르몬이 분비됐고, 어떤 유전자가 발현됐는가. 지금 이 개체의 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룹니다.
  • 궁극 원인(ultimate cause) —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가"를 묻습니다. 그 행동이 생존과 번식에 어떤 이득을 주었기에 세대를 거쳐 남았는가. 그 종의 역사 속에서 벌어진 일을 다룹니다.

새의 노래로 돌아가 볼까요. 근접 원인으로 답하면 이렇습니다. 낮 길이가 길어지면 그 빛 정보가 뇌로 들어가고, 성호르몬 분비가 늘고, 노래를 담당하는 뇌 영역의 신경 회로가 활성화되어 발성 기관을 움직인다. 궁극 원인으로 답하면 이렇습니다. 잘 노래하는 수컷이 영역을 지키고 짝을 더 많이 얻어 자손을 더 남겼고, 그 형질이 축적되었다.

두 설명은 같은 층에서 부딪히지 않습니다. 하나는 기계의 작동 원리를 말하고, 다른 하나는 그 기계가 왜 그렇게 설계되었는지를 말하니까요. 시험에서 "이 행동의 궁극 원인을 서술하시오"라고 했는데 호르몬 이야기를 쓰면 감점입니다. 내용이 틀려서가 아니라 묻지 않은 질문에 답했기 때문이에요.

틴버겐의 네 질문

이 구분을 더 세밀하게 나눈 사람이 니콜라스 틴버겐입니다. 그는 어떤 행동이든 네 가지를 물어야 온전히 이해된다고 했어요. 이 네 칸은 지금도 행동 연구의 표준 틀입니다.

질문무엇을 묻는가층위
기작어떤 자극·신경·호르몬이 그 행동을 만드는가근접
발달(개체발생)그 행동이 한 개체의 일생에서 어떻게 갖춰지는가근접
적응적 가치그 행동이 생존·번식에 어떻게 기여하는가궁극
계통(진화사)그 행동이 조상으로부터 어떤 경로로 이어졌는가궁극

앞의 둘은 "지금, 이 개체"의 이야기이고 뒤의 둘은 "오랜 세월, 이 종"의 이야기입니다. 생기부 탐구로 행동을 다룰 때 이 네 칸을 표로 만들어 채우면 보고서의 뼈대가 저절로 잡혀요. 대부분의 학생 보고서가 기작 한 칸만 채우고 끝나는데, 나머지 세 칸이 비어 있으면 "관찰"에서 멈추고 "설명"까지 못 갑니다.

자극이 방아쇠를 당긴다 — 고정행동양식

근접 원인 쪽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개념이 고정행동양식(fixed action pattern, FAP)입니다. 특정 자극이 들어오면 거의 변형 없이, 한 번 시작하면 끝까지 수행되는 정형화된 행동이에요. 중간에 상황이 바뀌어도 멈추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 방아쇠 역할을 하는 자극을 신호자극(sign stimulus)이라고 합니다. 같은 종의 개체가 내는 신호자극은 특히 해발인(releaser)이라고 따로 부르기도 해요. 고전적인 사례 둘만 보겠습니다.

  • 큰가시고기의 공격 — 번식기 수컷은 배가 붉어집니다. 이 수컷은 영역에 들어온 다른 수컷을 공격하는데, 틴버겐이 확인한 바로는 상대가 물고기처럼 생겼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어요. 아래쪽이 붉기만 하면 아주 엉성한 모형에도 공격이 나왔습니다. 물고기는 "수컷 침입자"를 알아보는 게 아니라 붉은색이라는 신호에 반응하고 있었던 겁니다.
  • 회색기러기의 알 굴리기 — 둥지 밖으로 굴러 나간 알을 보면 어미가 목을 뻗어 부리로 알을 끌어당깁니다. 이때 알을 중간에 치워도 어미는 없는 알을 계속 굴리며 동작을 끝까지 마칩니다. 시작된 행동이 자극과 무관하게 완주된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죠.

여기서 중요한 해석이 하나 있습니다. 붉은 배에 반응하는 게 어설퍼 보이지만, 실제 자연에서는 붉은 배를 가진 것이 거의 항상 경쟁 수컷입니다. 완벽한 판별기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 대신, 값싸고 빠른 단서 하나로 대부분의 경우 정답을 내는 장치인 셈이에요. 실험실에서 드러난 "실수"가 곧 자연에서의 실패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새가 봄에 노래하는 행동 하나에 대해 근접 원인(광주기에서 호르몬·신경 회로로)과 궁극 원인(짝 획득에서 번식 성공으로)이 나란히 답이 되는 두 줄, 틴버겐의 네 질문을 기작·발달·기능·계통으로 가른 2×2 표, 그리고 큰가시고기의 붉은 배와 회색기러기의 알 굴리기로 본 신호자극과 고정행동양식

'어떻게'의 답으로 '왜'를 반박할 수 없다 — 층위가 다르다 — 송쌤생명과학 자체 제작

방향이 있는 움직임 — 주성과 운동성

더 단순한 수준의 선천적 행동도 있습니다. 자극에 대해 몸의 방향 자체를 맞추는 반응인 주성(taxis)입니다. 자극 쪽으로 향하면 양성, 반대로 가면 음성이라고 해요.

  • 주광성 — 빛에 대한 반응. 많은 곤충이 빛을 향해 날아드는 양성 주광성을 보이고, 바퀴벌레처럼 빛을 피하는 음성 주광성도 흔합니다.
  • 주화성 — 화학물질 농도에 대한 반응. 세균이 영양분이 많은 쪽으로 헤엄쳐 가는 것, 수컷 나방이 암컷의 페로몬 냄새를 따라 바람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 주류성 — 물살에 대한 반응. 하천의 물고기가 상류를 향해 몸을 맞추고 있으면 제자리를 유지하면서 떠내려오는 먹이도 마주 보게 됩니다.

주성과 자주 헷갈리는 것이 운동성(kinesis)입니다. 결정적 차이는 방향성의 유무예요. 축축한 곳에 들어간 쥐며느리는 움직임이 느려지고 건조한 곳에서는 빨라집니다. 습기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아니라 속도만 달라지는데, 그 결과로 축축한 곳에 더 오래 머물게 되죠. 결과는 비슷해 보여도 기작이 다릅니다. 이 둘을 구분하는 문제는 단골이니 "방향을 트는가, 속도만 바뀌는가"로 갈라 두세요.

근접 원인은 여러 층으로 쌓여 있습니다

근접 원인을 "호르몬 때문"이라고 한 줄로 쓰면 절반만 답한 겁니다. 실제로는 여러 층이 겹쳐 있어요.

  • 유전자 층 — 특정 유전자의 차이가 행동의 차이로 이어지는 사례가 여럿 알려져 있습니다. 같은 속의 들쥐인데도 어떤 종은 한 짝과 오래 붙어 지내고 어떤 종은 그렇지 않은데, 이 차이에 특정 신경펩타이드 수용체의 분포 차이가 관여한다는 것이 잘 알려진 예입니다.
  • 신경·감각 층 — 자극을 어떤 감각기가 받아 어느 회로로 보내는가. 같은 환경에 있어도 감각 능력이 다르면 아예 다른 세계에 사는 셈입니다.
  • 내분비 층 — 계절·영양·사회적 상황에 따라 호르몬이 달라지면서 행동의 문턱이 오르내립니다.
  • 환경·경험 층 — 같은 유전형이라도 겪은 환경에 따라 행동이 달라집니다. 이 층이 두꺼워지면 학습의 영역으로 넘어갑니다.

특히 각인(imprinting)은 선천과 학습이 겹치는 자리에 있어 흥미롭습니다. 로렌츠의 회색기러기가 부화 직후 처음 본 움직이는 대상을 따라다닌 사례가 유명하죠. "따라다니라"는 지시는 타고나지만 누구를 따라다닐지는 정해져 있지 않고, 그것도 아주 짧은 민감기 안에서만 결정됩니다. 이 회색지대는 다음 글에서 본격적으로 다루겠습니다.

행동도 형질입니다

궁극 원인 쪽으로 넘어가려면 관점을 하나 받아들여야 합니다. 행동은 날개나 이빨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형질이라는 것이에요. 형질이 되려면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개체마다 차이가 있을 것, 그 차이가 부모에서 자식으로 유전될 것, 그리고 그 차이가 생존·번식의 차이를 만들 것. 행동은 이 셋을 모두 만족합니다.

그러니 자연선택의 논리가 해부학적 구조에 적용되는 것과 똑같이 행동에도 적용됩니다. 여기서 흔한 오해를 미리 잘라 두겠습니다. "이 행동은 종의 유지를 위해 진화했다"는 문장은 틀린 문장입니다. 자연선택은 종을 위해 무언가를 설계하지 않아요. 선택은 개체(더 정확히는 개체가 지닌 대립유전자)의 번식 성공 차이에 작용합니다. 이 구분을 놓치면 세 번째 글의 이타행동에서 반드시 막힙니다.

행동이 형질이라는 증거는 진화의 증거를 모으는 방식 그대로 얻을 수 있습니다. 가까운 종들의 행동을 비교하면 구조를 비교할 때와 똑같은 계통 패턴이 나오거든요. 틴버겐의 네 번째 질문이 바로 이것입니다.

쌤 한마디 — 행동 단원 서술형은 거의 다 "근접이냐 궁극이냐"를 먼저 읽는 싸움입니다. 저는 답안을 쓰기 전에 문제의 동사에 동그라미를 치게 해요. 어떻게·무엇에 의해·어떤 기관이 → 근접. 왜·어떤 이점이·어떻게 진화했는가 → 궁극. 이 한 번의 분류만으로 감점의 절반이 사라집니다. 그리고 여유가 있으면 마지막 줄에 다른 층위의 답을 한 문장 덧붙이세요. "한편 궁극 원인으로 보면…" 이 한 줄이 채점자에게 가장 잘 보입니다.

정리하면

행동에 대한 질문은 두 층위로 갈라집니다. 근접 원인은 자극·신경·호르몬·유전자로 어떻게를 답하고, 궁극 원인은 생존과 번식의 이득으로 왜를 답합니다. 둘은 경쟁하지 않고 포개져요. 틴버겐의 네 질문은 이 두 층위를 각각 둘로 더 쪼갠 틀입니다.

선천적 행동의 대표는 신호자극이 방아쇠를 당기는 고정행동양식, 그리고 방향을 가진 주성입니다. 다만 선천이라고 해서 환경과 무관한 것은 아니에요. 각인이 보여주듯 타고난 틀 안에서 경험이 내용을 채우는 경우가 오히려 흔합니다. 다음 글에서 본능과 학습 사이의 넓은 회색지대를 들여다보고, 그다음 글에서 먹이 찾기·짝짓기·이타행동으로 궁극 원인을 본격적으로 다루겠습니다. 행동이 개체 수와 분포에 어떻게 얽히는지는 개체군의 밀도와 분포에서 이어집니다.

틀린 내용이나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문의하기로 알려 주세요. 확인한 뒤 고치고, 고친 날짜를 위에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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