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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클레오타이드 하나가 바뀌면 단백질은 어떻게 달라질까 — 점돌연변이와 틀이동

송준호(송쌤)송쌤생명과학입시연구소 대표

앞선 글들에서 DNA가 전사되고 가공되어 번역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봤습니다. 그 긴 과정이 워낙 정교해서 학생들은 종종 "그럼 오류는 안 나나요?"라고 묻는데, 납니다. 다만 대부분 걸러질 뿐이에요. 문제는 걸러지지 않고 DNA 서열 자체에 영구히 남아버린 변화입니다. 이걸 돌연변이(mutation)라고 합니다.

점돌연변이란 무엇인가

점돌연변이(point mutation)는 DNA에서 뉴클레오타이드 한두 개만 바뀌는 변화를 말합니다. 염색체 하나가 통째로 더 생기거나 큰 조각이 뒤집히는 염색체 수준의 이상과는 규모가 완전히 다릅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 단원의 핵심이 나옵니다 — 규모가 작다고 해서 영향이 작은 건 전혀 아니라는 것. 겸형적혈구빈혈증처럼 단 한 염기 차이가 평생을 좌우하는 질환도 있으니까요.

점돌연변이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염기가 다른 염기로 바뀌는 치환과, 염기가 끼어들거나 빠지는 삽입·결실입니다. 이 둘은 결과의 성격이 아예 다르니 반드시 구분해서 익혀두세요.

치환 — 같은 자리에 다른 염기가 들어왔다

치환(substitution)은 염기쌍 하나가 다른 염기쌍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코돈의 총 개수도, 읽는 틀도 그대로이고 딱 그 코돈 하나만 달라집니다. 그래서 결과가 세 갈래로 갈립니다.

침묵돌연변이(silent mutation)는 염기는 바뀌었는데 지정하는 아미노산이 그대로인 경우입니다. UUU가 UUC로 바뀌어도 둘 다 페닐알라닌이죠. 유전암호에 축퇴성이 있고 그게 주로 세 번째 염기에 몰려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개념 17.1 참고). 단백질이 그대로이니 대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미스센스돌연변이(missense mutation)는 지정하는 아미노산이 다른 아미노산으로 바뀌는 경우입니다. 여기서 학생들이 가장 많이 묻는 게 "그럼 단백질은 망가지나요?"인데, 정답은 경우에 따라 다르다입니다. 활성부위에서 멀리 떨어진 자리에 성질이 비슷한 아미노산이 들어왔다면 아무 티도 안 날 수 있고, 반대로 활성부위 한복판이거나 접힘에 결정적인 자리라면 단백질이 완전히 무력해집니다.

넌센스돌연변이(nonsense mutation)는 아미노산을 지정하던 코돈이 종결코돈으로 바뀌는 경우입니다. 번역이 예정보다 훨씬 일찍 끝나버려서 뭉텅 잘린 폴리펩타이드가 나오죠. 셋 중 가장 치명적인 유형이고, 특히 유전자 앞쪽에서 일어날수록 손상이 큽니다.

삽입과 결실 — 읽는 틀 자체가 밀린다

삽입(insertion)과 결실(deletion)은 염기가 끼어들거나 빠지는 변화입니다. 여기가 진짜 무서운 지점이에요. 리보솜은 AUG부터 세 개씩 기계적으로 끊어 읽을 뿐, 자기가 지금 제대로 된 틀로 읽고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염기가 하나 끼어들면 그 뒤의 모든 코돈이 한 칸씩 밀려서 완전히 다른 서열로 읽힙니다. 이것이 틀이동돌연변이(frameshift mutation)입니다.

결과는 미스센스와 비교가 안 됩니다. 미스센스가 아미노산 하나를 갈아치우는 거라면, 틀이동은 그 지점 이후의 아미노산 서열을 통째로 새로 써버리는 거니까요. 게다가 원래 있던 종결코돈은 틀이 어긋나면서 사라지고, 엉뚱한 위치에 새 종결코돈이 나타나 단백질 길이까지 달라집니다.

여기서 이어지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그럼 삽입·결실은 무조건 틀이동인가요?" 아닙니다. 조건이 있어요 — 빠지거나 끼어든 염기 수가 3의 배수가 아닐 때만 틀이 밀립니다. 정확히 세 개가 빠지면 읽기틀은 그대로 유지되고 아미노산 하나만 사라지죠. 실제 사례가 있습니다. 낭포성 섬유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돌연변이(ΔF508)가 바로 세 염기 결실이라, 단백질에서 508번째 페닐알라닌 하나만 빠집니다. 그런데도 그 단백질은 제대로 접히지 못해 기능을 잃습니다. 아미노산 하나가 빠진 것만으로도요.

점돌연변이의 유형 — 침묵·미스센스·넌센스 치환과 삽입·결실에 의한 틀이동, 그리고 겸형적혈구빈혈증 사례

같은 mRNA에서 출발했을 때 돌연변이 유형별로 폴리펩타이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 송쌤생명과학 자체 제작

겸형적혈구빈혈증 — 딱 한 염기

미스센스돌연변이의 결과를 이보다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없습니다. 헤모글로빈의 β사슬을 만드는 유전자에서 6번째 코돈의 가운데 염기 하나가 A에서 T로 바뀌면(mRNA 기준 GAG → GUG), 6번째 아미노산이 글루탐산에서 발린으로 바뀝니다. 146개나 되는 아미노산 중에서 딱 하나요.

그런데 하필 이 교체가 성질을 뒤집습니다. 글루탐산은 전하를 띤 친수성 아미노산이고 발린은 소수성이거든요. 단백질 표면에 있던 친수성 자리가 갑자기 기름때처럼 물을 밀어내게 되니, 산소 농도가 낮아 헤모글로빈 구조가 살짝 열릴 때 이 부위끼리 서로 들러붙습니다. 그렇게 헤모글로빈이 줄줄이 이어져 긴 섬유를 이루면 적혈구가 원반 모양을 유지하지 못하고 낫 모양으로 찌그러져요. 이 변형된 적혈구는 쉽게 파괴되고(빈혈), 가는 혈관을 막아 극심한 통증을 일으킵니다.

아미노산 하나의 성질이 단백질 전체의 거동을 바꾸는 이 과정은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 글에서 다룬 "1차 구조가 3차·4차 구조를 결정한다"는 원리가 실제로 작동하는 모습입니다.

쌤 한마디 — 이 병은 인류가 처음으로 "분자 수준에서 원인을 짚어낸 유전병"입니다. 1949년 라이너스 폴링 연구팀이 겸형적혈구 환자의 헤모글로빈이 전기영동에서 정상 헤모글로빈과 다른 위치로 이동한다는 걸 보이며 분자병(molecular disease)이라는 말을 처음 썼고, 1957년 버넌 잉그램이 그 차이가 아미노산 딱 하나라는 것까지 밝혀냅니다. DNA 구조가 밝혀진 게 1953년이니, 유전자와 질병을 분자로 연결하는 작업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됐는지 짐작이 가죠.

그런데 왜 이 대립유전자가 사라지지 않았을까

겸형적혈구빈혈증은 열성으로 유전되어, 돌연변이 대립유전자를 두 개 다 가진 사람만 심하게 앓습니다. 이렇게 불리한 형질이라면 자연선택으로 진작 사라졌어야 할 것 같은데,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이 대립유전자가 상당히 높은 빈도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유는 이형접합자에 있습니다. 대립유전자를 하나만 가진 사람은 평소엔 거의 정상적으로 지내면서, 말라리아에는 오히려 더 잘 견딥니다. 말라리아 원충이 적혈구 안에서 증식하는데 그 적혈구가 쉽게 낫 모양이 되어 제거돼 버리기 때문이죠. 말라리아가 흔한 지역에서는 이 이점이 워낙 커서, 병을 앓는 동형접합자가 계속 나오는 손해를 감수하고도 대립유전자가 유지됩니다. "나쁜 돌연변이"라는 딱지가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진다는 걸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돌연변이는 어디서 오는가

가장 흔한 출처는 DNA 복제 과정의 오류입니다. 다만 DNA 중합효소 자체의 교정 기능과 별도의 수선 장치들이 겹겹이 작동해서(DNA 복제와 교정·수선) 대부분은 그 자리에서 고쳐집니다. 여기까지 빠져나온 극소수만이 다음 복제 때 그대로 굳어져 돌연변이로 남습니다.

외부 요인도 있습니다. 이런 요인을 통틀어 돌연변이원(mutagen)이라 부릅니다.

  • 자외선 — 이웃한 두 티민을 억지로 이어 붙여 티민 이합체를 만듭니다. DNA가 그 부분에서 뒤틀려 복제와 전사를 방해합니다.
  • X선·감마선 같은 전리방사선 — 에너지가 커서 DNA 가닥을 아예 끊어놓기도 합니다.
  • 화학적 돌연변이원 — 정상 염기와 비슷하게 생겨 대신 끼어들거나(염기 유사체), 염기에 화학기를 붙여 짝짓는 성질을 바꿔놓는 물질들입니다.

마지막으로, 오해 하나만 정리하고 갑시다

"돌연변이는 나쁜 것"이라는 인상이 강한데, 이건 이 단원에서 꼭 풀고 가야 할 오해입니다. 대다수 돌연변이는 아무 표시도 내지 않고(침묵돌연변이거나, 애초에 단백질을 만들지 않는 구간에서 일어나거나), 일부는 해롭고, 아주 드물게 유리한 것도 나옵니다. 그리고 이 드문 유리한 변이야말로 유전적 다양성의 원천입니다. 돌연변이가 없으면 자연선택이 고를 재료 자체가 없으니까요.

또 하나. 침묵돌연변이가 항상 무해하다고 단정하지는 마세요. 아미노산은 그대로여도 그 자리가 스플라이싱 신호와 겹쳐 있거나, 세포에 흔치 않은 코돈으로 바뀌어 번역 속도가 달라지면 결국 단백질에 영향이 갈 수 있습니다. 교과 수준에서는 "아미노산이 안 바뀌므로 대개 영향 없음"으로 정리하되, 실제 생명 현상은 그보다 한 겹 더 복잡하다는 것 정도는 알아두면 좋겠습니다.

틀린 내용이나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문의하기로 알려 주세요. 확인한 뒤 고치고, 고친 날짜를 위에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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